장애인 거주시설이나 가정에서 학대를 당하고도 신고할 곳을 몰라 참아온 사례들이 매년 반복되는 가운데, 지난해 신고된 장애인학대 건수가 6,608건으로 1년 전보다 9.6%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30일 '2025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를 발간하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장애인학대 신고는 6,608건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학대의심사례 가운데 피해 당사자가 직접 신고한 비율이 23.9%에 달해, 장애인 스스로 피해 사실을 알리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본인이 직접 신고한 건수는 80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적장애인이 신고한 경우가 493건으로 가장 많아 전체 본인 신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여겨지던 지적장애인들의 신고가 많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로 평가된다.
보건복지부는 신고된 사례 가운데 학대로 판정된 사례가 1,505건이었다고 밝혔다. 학대판정사례에 대해서는 상담과 지원이 이어졌으며,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분리, 사후 모니터링 등 다각적인 조치가 함께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대판정 사례엔 상담과 지원이 이어져 /사진=AI 생성 이미지
장애인학대는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방임, 경제적 착취, 정서적 괴롭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돌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중증장애인의 경우 피해 사실을 스스로 알리기 어려워 주변의 관심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이번 보고서에서 본인 신고 비율이 높아진 점은 장애인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고 신고 체계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여전히 상당수 피해자가 시설 종사자나 가족, 이웃 등 주변인의 신고에 의존하고 있어 발굴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애인학대를 발견했거나 의심되는 상황을 목격했다면 누구든 전국 어디서나 지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나 학대 신고 전화를 통해 알릴 수 있다. 신고자의 신원은 비밀로 보호되며, 보복이나 불이익에 대한 걱정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

누구나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어 /사진=AI 생성 이미지
가족이나 보호자가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라면 평소와 다른 행동 변화, 몸에 생긴 설명되지 않는 상처, 갑작스러운 불안이나 위축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이라면 정기적인 방문과 면담을 통해 생활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현황보고서를 토대로 장애인학대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교육, 신고 체계 홍보 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피해자 본인 신고가 늘어난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고 접근성을 더 높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애인학대는 가정과 시설을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변에서 의심스러운 상황을 접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 당사자 역시 두려움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학대 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