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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에 둔 상비약, 사용기한 남아도 안심 못해, 보관 환경 함께 확인해야

메디닉스 정동현기자|입력 |조회 0
욕실에 둔 상비약, 사용기한 남아도 안심 못해, 보관 환경 함께 확인해야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상비약을 정리할 때 포장에 적힌 사용기한만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날짜가 남았다는 사실만으로 약의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어디에, 어떤 상태로 보관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샤워할 때마다 습기가 차는 욕실 수납장이나 열이 나는 주방 기기 주변은 약을 두기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의 건강정보 서비스 메드라인플러스는 열과 공기, 빛, 습기가 의약품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안내한다. 특히 욕실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기 쉬워 알약과 캡슐의 보관 장소로 주의가 필요하다. 수납장 문을 닫아 두더라도 주변 환경의 영향을 피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사용기한에는 보관 조건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미국 식품의약국에 따르면 의약품의 사용기한은 표시된 조건에 맞춰 보관했을 때 함량과 품질, 순도 등이 유지되는 기간을 뜻한다. 따라서 날짜 확인과 보관 지시 확인은 별개의 일이 아니다. 약을 산 뒤 어디에 둘지 정하는 과정부터 제품 설명을 읽어야 한다.

모든 약을 같은 방식으로 보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냉장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조건은 제품 표시와 약사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 일반적인 보관 상식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처방·조제받을 때 안내받은 내용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다. 설명이 없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면 약 이름과 포장을 가지고 약국에 문의할 수 있다.

제품의 원래 용기와 표시도 보관의 일부다. 약 이름과 사용기한, 주의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포장을 유지하고, 약국에서 조제한 약은 약봉투와 복약 안내를 함께 챙기는 방식이 실용적이다. 여러 약을 한 통에 섞으면 나중에 각각의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정리의 목적은 부피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남기는 데 있다.

복용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알약을 한꺼번에 쪼개 놓는 행동도 주의해야 한다. 식품의약국은 분할 복용을 안내받았더라도 전체 분량을 미리 잘라 보관하지 않도록 설명한다. 잘린 약은 열이나 습기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을 나눠 먹어도 되는지부터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해야 하며, 겉에 선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상태 변화가 보이면 날짜와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색이나 냄새, 질감이 달라졌거나 알약끼리 붙고 부서진 경우에는 그대로 복용하지 말고 확인을 받는 것이 좋다. 반대로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 보관 상태를 보증하지는 않는다. 차 안에 오래 두었거나 물에 젖는 등 평소와 다른 상황이 있었다면 그 경위를 알려야 한다.

상비약을 정리할 때는 현재 보관 장소가 덥거나 습하지 않은지, 아이가 쉽게 꺼낼 수 없는지까지 함께 살필 수 있다. 약을 찾기 쉬운 것과 누구나 손에 닿는 것은 다르다. 사용기한과 포장, 보관 조건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가정에서 의약품을 관리하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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