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선선해지고 학교와 학원 등 집단생활이 본격화되는 시기에는 목이 아프고 열이 나는 증상을 단순 감기로 넘기기 쉽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인후통과 발열에 피부 발진까지 동반된다면 A군 연쇄상구균 감염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9월 25일 호흡기질환 동향에서 개학 이후 A군 연쇄상구균 감염 보고가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연쇄상구균성 인두염과 성홍열로 응급실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감시자료이므로 국내 유행 상황과 동일하게 해석할 수는 없지만, 밀접 접촉이 많아지는 계절에 어떤 증상을 구분해서 봐야 하는지 참고할 만한 신호다.
A군 연쇄상구균은 기침이나 재채기에서 나온 비말, 침이나 코 분비물 등과의 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가장 흔한 형태 가운데 하나가 연쇄상구균성 인두염이다. 갑자기 목이 심하게 아프고 삼킬 때 통증이 있으며, 발열과 앞목 림프절 통증, 편도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기침이나 콧물, 쉰 목소리 같은 증상이 뚜렷하면 바이러스성 인후염 가능성이 더 높다.
성홍열에서는 피부 변화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CDC는 붉고 거칠어 사포처럼 만져지는 발진이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서 시작해 몸으로 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혀가 붉고 오돌토돌해지는 이른바 딸기혀, 목의 심한 발적, 편도에 흰 분비물이 보이기도 한다. 발진은 감염 초기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며칠 뒤에 생길 수도 있다.
항생제는 모든 인후통에 필요한 것이 아니다.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은 신속항원검사나 배양검사 등으로 확인한 뒤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확인된 감염에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면 증상 기간과 주변 전파를 줄이고 일부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반대로 바이러스성 인후염에 불필요한 항생제를 사용하면 부작용과 항생제 내성 문제를 키울 수 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아이가 목이 아프다고 할 때 발열 양상과 피부 변화를 함께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발진이 손으로 만졌을 때 거칠고, 목 통증이 뚜렷하면서 음식이나 물을 삼키기 힘들어한다면 진료 시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발진이 나타난 순서를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형제자매나 같은 반 친구에게 비슷한 증상이 있는지도 진단에 참고가 될 수 있다.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은 대부분 적절히 치료되지만 드물게 편도주위농양 같은 화농성 합병증이나 감염 이후 급성 류마티스열, 연쇄상구균 감염 후 사구체신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다시 고열이 나고 목 한쪽이 심하게 붓는 경우, 소변 색이 짙어지거나 부종이 생기는 경우에는 재평가가 필요하다.
예방의 기본은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이다. 아픈 사람과 컵이나 식기, 음식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고열이 지속되거나 침을 삼키기 어렵고 호흡이 힘든 경우, 심한 무기력이나 빠르게 번지는 발진이 동반되면 단순 감기로 판단하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