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서 고등어와 전어, 꽁치 같은 등 푸른 생선이 식탁에 자주 오른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수산시장과 횟집마다 제철 생선을 찾는 발걸음이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가을철 생선이 다른 계절보다 지방과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높아 영양학적으로 챙겨 먹을 만한 시기라고 설명한다. 다만 지방이 많은 생선일수록 상하기 쉬워 보관과 손질 과정에서 식중독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산물의 영양소 구성은 계절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바닷속 물고기는 다가오는 겨울을 나기 위해 몸속에 지방을 축적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체내 지방 조직에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가 함께 쌓이면서 같은 생선이라도 여름철보다 가을철에 지방과 오메가3 함량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변화는 어종과 어획 해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가을 생선인 고등어는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지방 함량이 연중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 고등어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기름기가 많아 구이나 조림으로 먹었을 때 맛이 한층 깊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어 역시 가을철에 지방이 많아져 고소한 맛이 강해지는데, 예로부터 가을 전어는 기름이 꽉 차 있어 맛이 유독 좋다는 뜻으로 '가을 전어 깨 맛'이라는 표현이 쓰이기도 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체내에서 자체적으로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지방산으로 꼽힌다. 질병관리청 등 보건당국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혈중 중성지방 관리와 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두뇌와 신경 조직을 구성하는 성분으로도 알려져 있어 성장기 어린이나 인지 기능 관리가 필요한 중장년층에게도 의미 있는 영양소로 거론된다.

오메가3는 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만 등 푸른 생선은 지방 함량이 높은 만큼 신선도가 떨어지면 다른 어종보다 빠르게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고등어, 꽁치, 전어처럼 히스티딘이라는 성분을 많이 함유한 어종은 상온에 오래 방치되면 세균 작용으로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히스타민이 과다하게 생성된 생선을 먹으면 섭취 직후 두통, 두드러기, 설사, 복통 같은 식중독 유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선을 구입한 뒤에는 가능한 한 빨리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고, 상온에 두는 시간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한다. 생선은 섭씨 0도에서 5도 사이의 냉장 온도에서 보관하더라도 며칠 안에 조리해 먹는 것이 좋고, 장기간 보관이 필요하다면 손질 후 밀폐 포장해 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등 푸른 생선은 내장에서부터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구입 직후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하는 것이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손질 과정에서의 위생 관리도 중요한 부분이다. 생선을 손질한 도마와 칼은 다른 식재료, 특히 채소나 조리가 끝난 음식과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교차 오염을 막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손질 후에는 손과 조리 도구를 깨끗이 씻어야 하며, 생선을 손질한 도구로 바로 다른 음식을 준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을철 수산물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일수록 이러한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식중독 예방의 첫걸음이 된다.

도마와 칼 분리 세척이 식중독 예방의 기본 /사진=AI 생성 이미지
생선을 날것으로 먹는 조리법을 선호하는 경우에는 아니사키스와 같은 기생충 감염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아니사키스는 일부 바닷물고기의 내장과 근육에 기생할 수 있는 선충으로, 충분히 가열하지 않거나 영하 20도 이하에서 일정 시간 냉동하지 않은 생선을 먹었을 때 복통이나 구토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선도가 의심되는 생선은 회보다 익혀 먹는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신부나 어린아이,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은 생선 섭취 시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일부 등 푸른 생선은 히스타민에 민감한 사람에게 평소보다 쉽게 알레르기 유사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특정 어종은 수은 함량에 대한 권고 섭취량이 따로 제시돼 있기도 하다. 평소 생선을 먹고 두드러기나 복통 등 이상 반응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가을철 생선을 챙겨 먹기 전 자신의 체질을 먼저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가을 제철 생선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눈이 맑고 아가미가 선홍색을 띠며 비늘이 단단히 붙어 있는지를 살펴 신선한 것을 고르는 것이 첫 단계다. 구입한 생선은 상온에 오래 두지 말고 되도록 빨리 손질해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고, 조리할 때는 속까지 충분히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선을 먹은 뒤 두드러기, 복통, 설사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를 기다리기보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