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곳곳에서 피클볼 동호회와 초보자 강습이 빠르게 늘면서, 테니스나 배드민턴 같은 라켓 운동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사람들도 손쉽게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처음 라켓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손목이나 어깨에 시큰거리는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클볼은 배드민턴 코트보다 조금 큰 공간에서 가벼운 패들과 구멍 뚫린 플라스틱 공으로 즐기는 운동으로, 공의 속도가 테니스보다 느리고 체력 소모가 적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중년층과 노년층까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 오히려 부상 위험을 가볍게 여기게 만든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운동 강도가 낮아 보여도 손목과 어깨를 쓰는 동작이 매 랠리마다 수없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스윙 자체는 짧지만 공을 받아치는 빈도가 높고, 발리와 스매시를 할 때 손목을 꺾거나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이 경기 내내 끊임없이 이어진다.
손목 쪽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는 엄지 쪽 손목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건초염이다. 패들을 쥔 채 손목을 꺾어 공을 받아치는 동작을 반복하면 힘줄과 주변 조직에 미세한 손상이 쌓이면서 통증과 부기, 뻣뻣함, 엄지를 움직일 때 저항감이 나타날 수 있다.

반복된 손목 꺾기 동작이 건초염을 유발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어깨에서는 공을 머리 위로 쳐내는 서브나 스매시 동작을 반복하면서 회전근개 주변에 과사용성 부담이 쌓이는 경우가 많다. 팔을 들어 올릴 때 걸리는 듯한 느낌이나 밤에 누우면 더 심해지는 통증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패들을 지나치게 세게 움켜쥐거나, 하체와 몸통 회전을 쓰지 않고 팔 힘만으로 공을 받아치는 자세가 흔하게 관찰된다. 이런 자세는 충격을 손목과 팔꿈치, 어깨 관절이 그대로 흡수하게 만들어 부상 위험을 한층 키운다.
준비운동 없이 곧바로 경기에 들어가거나, 휴식 없이 장시간 연속으로 플레이하는 습관도 반복성 부상을 부르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관절이 충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강한 스윙을 반복하면 부담이 더 크게 누적된다.
부상을 줄이려면 경기 전 손목을 천천히 돌리고 손가락을 뒤로 젖혀 펴 주는 스트레칭, 어깨를 크게 돌리는 동작으로 관절과 힘줄을 충분히 풀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패들은 손에 맞는 그립 크기를 고르고, 너무 세게 쥐지 않고 가볍게 감싸듯 잡는 연습도 도움이 된다.

경기 전 손목·어깨 스트레칭이 부상 예방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경기 중에는 하체와 몸통을 함께 움직여 체중을 실어 공을 받아치는 자세를 익혀 손목과 팔에 집중되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외 경질 코트에서는 충격을 흡수하는 운동화를 신고, 장시간 연속 경기를 피해 중간중간 쉬어 주는 것이 좋다.
평소 전완근과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 두면 반복 동작에 대한 완충 능력을 높일 수 있다. 경기 중 손목이나 어깨에 뻐근한 느낌이 들면 즉시 멈추고 얼음찜질로 열감을 가라앉히는 것이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통증이 2주 이상 가라앉지 않거나 밤에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치는 경우, 손가락이 저리거나 쥐는 힘이 약해지는 경우에는 방치하지 말고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통증 신호를 먼저 듣는 습관이 피클볼을 오래 안전하게 즐기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