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사용이 확대되면서 체중감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육 손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근손실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스포츠의학회(ACSM)는 지난 10월 21일 공개한 전문가 기고문에서 비만치료제와 운동을 함께 활용할 때 체중과 체성분 변화만으로 운동 효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고문을 작성한 멜리사 로지와 크리스티 워드리타코 연구진은 비만치료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운동 전문가들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체중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운동의 주요 목표로 다뤄졌지만, 이제는 체력과 신체 기능,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만치료제 사용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문제 중 하나가 제지방량 감소다. 체중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지방뿐 아니라 지방이 아닌 신체 구성성분도 함께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지방량과 근육량은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제지방량에는 근육뿐 아니라 체내 수분과 장기, 결합조직 등 지방을 제외한 여러 구성성분이 포함된다.
따라서 체성분 검사에서 제지방량이 감소했다고 해서 그 수치 전체를 실제 골격근 손실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특히 체중이 크게 감소하는 과정에서는 수분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구성성분의 변화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저항성 운동이 근력과 신체 기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운동만으로 비만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근육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섭취가 감소한 상태에서는 근육을 새롭게 늘리는 과정이 일반적인 상황보다 어려울 수 있다. 비만치료제 사용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더라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체성분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체중감량 중 근력운동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통해 일부 제지방량 감소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근력과 심폐체력, 일상생활에서의 신체활동 능력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체중계 숫자에 큰 변화가 없더라도 계단을 오를 때 숨이 덜 차거나, 의자에서 일어나는 동작이 편해지고, 피로감이 감소한다면 이러한 변화 역시 건강 개선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춰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운동량이 적었다면 걷기와 같은 활동부터 시작하고, 적응 상태를 살피면서 저항성 운동을 단계적으로 추가할 수 있다.
다만 고령자나 근감소증이 의심되는 사람, 관절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개별적인 운동 처방이 필요할 수 있다. 체중감량 속도가 빠르거나 음식 섭취량이 크게 감소한 경우에는 영양 상태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연구진은 운동을 열심히 하거나 근육을 늘렸다는 이유만으로 비만치료제를 중단해도 된다는 주장은 현재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비만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약물 사용 여부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이번 발표는 새로운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아니라 비만치료제와 운동에 관한 기존 근거를 검토한 전문가 견해다. 다만 체중감량의 목표를 단순한 숫자 변화에서 신체 기능과 장기적인 건강관리로 넓혀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만치료의 성공을 체중계 숫자 하나로 판단하는 시대는 달라지고 있다. 얼마나 많이 감량했는지뿐 아니라 감량 이후에도 얼마나 건강하고 활발하게 생활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출처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Three Years Later: Obesity Medications Have Changed – Has the Exercise Profession?, 2026년 10월 2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