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아프고 배변 습관이 달라지면 흔히 먹은 음식이나 일시적인 장 트러블을 떠올린다.
하지만 통증이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면서 열과 오한까지 나타난다면 단순한 소화 불편으로 넘기기 어렵다.
이때 확인해야 하는 질환 가운데 하나가 대장 게실염이다.
게실은 장벽의 약한 부위를 통해 바깥쪽으로 돌출된 작은 주머니 모양의 구조다.
검사에서 게실이 발견됐다고 곧바로 염증이나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뜻은 아니다.
증상 없이 지내는 사람도 많으며, 게실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게실염이라고 부른다.
게실염에서는 복통과 함께 발열, 오한,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날 수 있다.
변비나 설사처럼 평소와 다른 배변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통증이 갑자기 심하게 시작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처음에는 가볍다가 며칠에 걸쳐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시작 당시의 강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통증 위치 역시 진단을 확정하는 기준은 아니다.
왼쪽 아랫배 통증이 알려져 있지만 게실의 위치에 따라 다른 부위가 아플 수 있으며, 오른쪽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른 장 질환이나 복부 질환과 증상이 겹치므로 집에서 배를 눌러보는 것만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진료에서는 통증이 시작된 시점과 위치, 발열 여부, 배변 변화 등을 확인한다.
혈액검사로 염증 상태를 살피고 필요에 따라 복부 CT 등 영상검사로 진단과 합병증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
이전에 대장내시경에서 게실이 발견됐다면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과거 검사 결과만으로 현재 복통의 원인이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는 염증의 정도와 전신 상태, 합병증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상태가 안정적이면 외래에서 관리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농양 등 합병증이 있으면 입원이나 추가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모든 게실염에 항생제를 일률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처방 필요성은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식사 관리도 급성기와 회복 이후를 나눠 생각해야 한다.
급성기에는 의료진이 일시적으로 식사 형태를 조정하도록 안내할 수 있으나, 스스로 장기간 굶거나 특정 음식만 먹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통증이 있는 시점에 섬유질이 좋다는 이유로 거친 채소나 잡곡 섭취를 갑자기 늘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회복 후에는 상태에 맞춰 섬유질 섭취를 조절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하는 방향을 상담할 수 있다.
게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견과류나 씨앗류를 누구나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무엇을 일괄적으로 끊을지보다 현재 염증 상태와 개인의 식사 반응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복통이 심해지거나 발열이 지속되고, 구토로 물도 마시기 어렵거나 혈변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대장 게실염은 증상만으로 확진할 수 없는 만큼, 지속되는 복통에 전신 증상이 더해질 때는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