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고열이 나면서 목이 뻣뻣해지고 두통이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해졌다면 단순 몸살로 넘기지 말고 뇌수막염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와 척수를 감싸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과 경과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빠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수막염은 원인 병원체에 따라 세균성, 바이러스성, 진균성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세균성 뇌수막염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어 가장 주의가 필요한 유형으로 꼽힌다. 반면 바이러스성은 상대적으로 경과가 순한 편이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증상 강도는 차이가 크다.
초기 증상은 감기나 몸살과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고열, 두통, 목 경직, 구토, 빛에 대한 눈부심 등이 대표적이며 영유아의 경우 보채거나 경련, 축 늘어지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런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진단은 문진과 신경학적 검사 외에 요추천자를 통한 뇌척수액 검사가 핵심이다. 뇌척수액을 채취해 백혈구 수치와 당, 단백질 농도, 원인균 유무를 확인하면 세균성인지 바이러스성인지를 비교적 정확히 가려낼 수 있다.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를 함께 진행해 뇌부종이나 다른 합병증 여부도 살핀다.

요추천자로 채취한 뇌척수액 검사가 진단의 핵심 [그림=메디닉스DB]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진단되거나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에는 원인균이 확인되기 전이라도 항생제 투여를 서두르는 것이 원칙이다. 치료가 몇 시간만 늦어져도 예후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일관된 설명이다. 이후 배양 검사 결과에 따라 항생제 종류를 조정하며 필요시 항염증 약물을 함께 사용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대부분 특별한 항바이러스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해열제와 진통제를 통한 증상 완화가 치료의 중심이 된다. 다만 단순포진바이러스 등 특정 원인이 확인되면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고려하기도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청력 손실, 시력 저하, 인지 기능 저하, 뇌전증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조기 발견이 특히 강조된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와 고령자, 만성질환자는 증상이 비전형적으로 나타나거나 급격히 악화될 위험이 있어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국가예방접종 일정에 맞춘 접종이 예방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뇌수막염은 예방접종을 통해 일부 원인균 감염을 줄일 수 있다. 대한소아과학회 등 관련 학회는 영유아 국가예방접종 일정에 포함된 백신을 시기에 맞춰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성인이라도 면역 저하 상태이거나 해외 위험 지역 방문을 앞두고 있다면 접종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환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이나 동거인은 세균성 뇌수막염의 종류에 따라 예방적 항생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 자의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임의로 다른 약을 병용하는 것은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고열과 함께 목이 뻣뻣해지거나 극심한 두통,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을 찾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평소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지키고 예방접종 일정을 챙기는 습관이 뇌수막염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