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팔다리 접히는 부위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가려움에 밤새 긁는 모습을 보면 혹시 다른 가족에게도 옮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보호자가 많다. 포털에 '아토피 전염'이라는 검색어가 꾸준히 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토피피부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 아니어서 접촉이나 공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지 않는다.
아토피피부염은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겹쳐 발생하며, 피부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수분을 가두는 장벽 기능이 떨어져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하게 된다.
가족 중 여러 명이 비슷한 시기에 아토피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전염을 의심하기 쉽지만, 이는 유전적 소인을 공유하거나 집먼지진드기, 건조한 실내 공기, 특정 세제 같은 환경을 함께 겪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부모 중 한쪽이 아토피나 천식, 알레르기비염을 앓았다면 자녀에게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를 만지거나 같은 수건, 침구를 쓰거나 입을 맞춘다고 해서 아토피피부염이 상대에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환부를 긁어 진물이 나는 모습을 보면 세균이 옮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자체는 염증 반응의 결과일 뿐 병원체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접촉이나 수건 공유로는 옮지 않는 아토피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만 아토피피부염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된 부위는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에 취약해져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긁은 상처에 황색포도상구균이 들어가 노란 딱지와 진물이 생기는 농가진으로 번지면, 이때는 접촉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을 수 있는 감염성 질환으로 바뀐다는 점은 구분해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아토피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면서 노란 딱지, 열감, 붓기가 동반된다면 단순한 피부염 악화가 아니라 세균 감염이 겹친 상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설명한다. 이 경우 긁은 손으로 다른 부위나 다른 사람 피부를 만지면 감염균이 전파될 수 있어 손 씻기와 손톱 관리가 중요해진다.
전염성 피부질환과 아토피피부염을 혼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몸에 오톨도톨한 작은 돌기가 생기는 물사마귀, 밤에 유독 심해지는 가려움과 함께 손가락 사이 물집이 보이는 옴, 둥글게 번지는 버짐 형태의 백선증은 모두 접촉이나 공용 물품을 통해 실제로 전염될 수 있는 질환이다.

전염성 피부질환과 혼동 막으려면 정확한 진단 필요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런 질환은 아토피피부염과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원인과 전파 경로가 전혀 다르므로, 가족 중 비슷한 발진이 번지듯 나타난다면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학교처럼 집단생활을 하는 공간에서 비슷한 발진이 여러 명에게 동시에 나타난다면 전염성 질환일 가능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
아토피피부염 자체를 옮기지 않더라도 가족 구성원이 함께 생활 환경을 관리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실내 습도를 40에서 60퍼센트로 유지하고, 침구와 옷은 뜨거운 물로 자주 세탁해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는 것이 좋다.
보습제는 하루 두세 차례 충분한 양을 발라 피부 장벽을 보강하고, 때를 미는 목욕이나 뜨거운 물 샤워는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긁은 부위에서 진물이나 노란 딱지가 생기거나 열이 나는 등 2차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