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할까.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부터 고단백 식단과 간헐적 단식, 식물성 식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사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정작 일반 소비자들은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영양학 연구자인 크리스토퍼 가드너 교수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건강한 식생활의 핵심은 복잡한 식단 규칙보다 지속할 수 있는 식습관에 있다고 설명했다.
30년 이상 식생활과 건강의 관계를 연구해 온 가드너 교수는 저서 'Food Sense'를 통해 영양학적 근거에 기반한 현실적인 식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개념 가운데 하나는 식사 80% 원칙이다. 모든 식사를 완벽하게 관리하려고 애쓰기보다 일상적인 식사의 대부분을 건강한 음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실천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이는 전체 식사의 80%만 건강하게 먹으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학적 기준을 뜻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엄격한 음식 제한이 오히려 건강한 식습관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실천적 조언이다.
가드너 교수는 특정 영양소나 식품 하나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방식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건강식품 시장에서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제품이나 특정 성분을 강조한 식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건강한 식생활을 평가할 때는 개별 영양소뿐 아니라 식품의 전체적인 구성과 장기간의 식사 패턴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권장하는 식단의 중심에는 채소와 과일, 콩류를 비롯한 식물성 식품이 있다.
식물성 식품에는 식이섬유와 다양한 비타민, 무기질 등이 포함돼 있으며, 식품 종류에 따라 불포화지방산과 식물성 단백질도 공급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채식주의자가 되거나 육류를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평소 식사에서 다양한 식물성 식품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가드너 교수는 초가공식품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단순한 구분보다 식품의 실제 영양적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식품이 가공됐다는 사실만으로 영양적 가치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가공 방식과 첨가 성분, 식이섬유 함량, 나트륨 및 당류 수준 등에 따라 식품의 영양적 특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다.
온라인에서는 특정 식품이 질병을 예방하거나 단기간에 체중을 줄여준다는 정보가 빠르게 확산된다. 그러나 개별 연구 결과가 곧바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연구 설계와 대상자, 결과의 한계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이뤄지는 영양 상담에도 시사점을 준다.
비만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적합한 식단은 질환의 상태와 복용 약물, 신체활동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인 건강 식사 원칙과 별개로 개인별 의학적 평가가 필요한 이유다.
가드너 교수의 메시지는 건강을 위해 매 끼니를 완벽하게 통제하기보다 좋은 식사 선택을 꾸준히 늘려가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못지않게 일상에서 어떤 음식을 더 자주 먹을 것인지 생각하는 태도가 건강한 식생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출처
영국 가디언, 2026년 10월 14일, 크리스토퍼 가드너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인터뷰. 해당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기사이며 메디닉스가 직접 진행한 인터뷰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