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바이오테크 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젠테크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신약개발 방식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
젠테크의 애슐리 마가리 최고경영자는 최근 미국 바이오 전문매체 Fierce Biotech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바이오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단순히 많은 후보물질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실패 가능성이 높은 연구를 보다 일찍 걸러내고 유망한 약물을 더 빠르게 찾아내는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1976년 설립된 젠테크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 현대 바이오산업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그러나 회사가 바라보는 향후 50년의 연구 환경은 과거와 상당히 다르다.
젠테크는 현재 인공지능 기업들과 협력해 실험 설계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연구과정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Anthropic의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단백질 분석 실험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시험했으며, 기존 실험실 구조까지 다시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마가리 CEO는 사람을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실험실과 달리 자동화 장비와 AI가 실험 과정에 참여하면 장비 배치와 연구공간 자체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십 년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수평형 실험대와 연구동선까지 재설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젠테크가 강조하는 방향은 AI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신약개발에서는 후보물질 발굴과 전임상, 임상시험을 거치는 과정에서 상당수 후보가 탈락한다. AI와 데이터 과학을 활용해 질환의 생물학적 특성과 약물 반응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한다면 실패 가능성이 높은 연구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최근 미국 보스턴에 연구 거점을 확대하면서 질환 생물학 연구와 AI, 데이터 과학의 결합도 강화하고 있다. 젠테크는 이를 통해 새로운 약물 표적을 찾고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기존 시행착오 중심의 연구를 예측 중심 연구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AI가 신약개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생물학적 가설의 타당성과 임상시험 결과, 환자 안전성은 여전히 실제 연구와 검증을 통해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젠테크의 전략에서 주목할 부분은 AI가 과학자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만들고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 연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창립 50년을 맞은 바이오기업이 신약을 만드는 방식뿐 아니라 연구실의 형태까지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