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적절한 약을 처방하더라도 환자가 실제로 복용하지 않으면 기대한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렵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처방 이후 환자가 약을 얼마나 꾸준히 복용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다. 최근 Nature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건강심리학자 롭 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약물 비순응이 발생하는 이유와 행동과학적 접근의 중요성을 조명했다.
혼 교수의 연구 분야는 환자가 약을 필요하다고 느끼는 정도와 약에 대해 갖는 걱정이 실제 복약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둔다. 많은 환자가 약을 복용하지 않는 이유를 단순히 깜빡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더 복잡하다. 장기간 약을 먹어야 한다는 부담, 부작용에 대한 우려, 약물 의존에 대한 두려움, 현재 증상이 없다는 이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약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환자가 왜 약을 망설이는지, 어떤 정보를 불안해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약의 필요성과 예상되는 이점, 발생 가능한 부작용과 대처 방법을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처럼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만성질환에서는 복약을 중단하기 쉽다. 현재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약의 필요성을 체감하기 어려운 반면 매일 약을 먹는 행동 자체는 지속적인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부작용에 대한 인터넷 정보나 주변 경험이 실제 위험보다 크게 인식되면 환자가 스스로 복용량을 줄이거나 약을 끊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