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특보가 자주 내려졌던 올여름 텃밭일을 하다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을 찾은 고령 환자들이 적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12일 올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통해 신고된 환자가 4066명으로 지난해보다 8.8%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정 사망자는 36명으로 오히려 늘어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보호 대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집계된 환자 수는 작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지만, 더위로 숨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가 줄었는데도 사망자가 증가한 것은 폭염에 더 취약한 고령층의 피해가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령대별로 보면 변화가 뚜렷했다. 지난해에는 50대에서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60대가 가장 많은 발생 연령대로 바뀌었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변화를 고령층 건강관리에서 눈여겨봐야 할 신호로 보고 있다.
특히 80세 이상 초고령층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질병관리청 집계에서 80세 이상 추정 사망자는 지난해 10명에서 올해 17명으로 늘었다. 전체 사망자가 증가한 가운데서도 초고령층의 증가폭이 두드러져 이 연령대에 대한 보호 대책 보완이 시급하다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설명이다.

초고령층 온열질환 피해 두드러져 [그림=메디닉스DB]
고령층이 온열질환에 더 취약한 이유는 체온 조절 기능이 젊은층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땀샘 기능이 저하되고 갈증을 느끼는 감각도 둔해져 수분 보충 시기를 놓치기 쉽다. 여기에 심뇌혈관질환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체온이 오르면 전신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위험이 크다.
온열질환은 열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체온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근육경련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하다가 의식이 흐려지거나 체온이 급격히 오르는 열사병으로 진행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올해 환자 수 자체는 줄었지만 질병관리청은 폭염 기간 고령층 보호 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혼자 사는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무더위 속에서도 스스로 위험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주변의 관심과 확인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족의 안부 확인이 고령층 보호에 중요 [그림=메디닉스DB]
가족이나 이웃이 할 수 있는 역할도 크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혼자 지내는 고령자에게 안부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 실내 온도와 건강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출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한낮 시간대 바깥 활동을 피하도록 권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상에서는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나누어 마시고,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든 음료는 체내 수분을 빼앗을 수 있어 과도한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실내에서도 선풍기나 에어컨으로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만약 어지럼증과 함께 두통, 근육경련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옮겨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땀이 멎는 등 열사병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응급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