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또래보다 유독 늦게 걷거나, 한쪽 팔다리만 어색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덜컥 걱정이 앞선다. 뇌성마비는 출생 전후 뇌 손상으로 근육의 긴장과 움직임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으로, 증상은 아이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뇌성마비는 임신 중, 출산 과정, 혹은 출생 직후 뇌에 산소 공급이 부족하거나 감염, 출혈 등으로 뇌 발달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뇌 손상의 정도와 부위에 따라 운동장애의 양상과 중증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생후 6개월 이전 영아에게서는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몸이 지나치게 뻣뻣하거나 반대로 축 늘어지는 듯한 근긴장 이상이 관찰될 수 있다. 또래와 달리 모로반사 같은 원시반사가 사라지지 않고 오래 남아 있는 경우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는 혼자 뒤집거나 앉는 발달이 또래보다 뚜렷하게 늦어지고, 한쪽 손이나 팔만 주로 사용하는 비대칭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리를 가위처럼 꼬는 자세나 물건을 쥐는 힘이 유독 약한 모습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좌우 움직임 차이는 조기 발견의 중요한 단서 [그림=메디닉스DB]
돌이 지나도 걷지 못하거나, 걷더라도 발끝으로만 걷는 보행, 한쪽으로 기울어진 걸음걸이가 지속된다면 뇌성마비 증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침을 많이 흘리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하는 섭식 문제도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뇌성마비는 증상 양상에 따라 크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 움직임이 제한되는 경직형이 가장 흔하고, 팔다리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불수의적으로 움직이는 무정위운동형, 균형감각과 협응 능력이 떨어지는 운동실조형도 있다.
여러 유형이 섞여 나타나는 혼합형 뇌성마비도 드물지 않으며, 같은 유형이라도 손상 부위와 범위에 따라 증상의 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대한소아재활의학회는 유형에 따라 필요한 재활 접근법도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운동 기능 이상 외에도 뇌성마비 아동 일부에서는 경련이나 발작, 시력·청력 저하, 언어 발달 지연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지능이나 인지 발달은 정상 범주인 경우도 많아, 운동장애만으로 전체 발달 수준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MRI 등 영상검사로 뇌 손상 여부를 확인 [그림=메디닉스DB]
진단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발달 단계별 선별검사를 통해 지연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시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사와 신경학적 진찰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기에 소아신경과나 재활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뇌성마비는 완치 개념의 질환이라기보다 평생 관리가 필요한 상태에 가깝지만, 진단 시기가 빠를수록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 재활 개입의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가 활발히 발달하는 영유아기에 시작하는 재활이 특히 중요하다.
아이의 발달이 또래보다 뚜렷하게 늦거나 좌우 움직임이 비대칭적으로 느껴진다면 자가 진단에 의존하지 말고 소아청소년과를 찾아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제공하는 발달 선별검사를 빠짐없이 받는 것도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