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나 등, 귓불 뒤쪽을 만졌을 때 콩알만 한 혹이 잡히면서 눌러보면 말랑하거나 단단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증상을 겪은 사람들이 흔히 찾는 검색어가 피지낭종 연고다. 그러나 피부과 전문의들은 연고를 발라 낭종 자체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피지낭종은 피부 아래 주머니 모양의 벽이 생기고 그 안에 피지와 각질 성분이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양성 혹이다. 표피낭종이라고도 불리며 얼굴, 목, 등, 두피처럼 피지선이 발달한 부위에 잘 생긴다. 크기가 서서히 커지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시중에는 여드름이나 피부 트러블에 쓰는 다양한 연고가 있지만, 낭종은 피부 속에 형성된 주머니 구조 자체가 원인이기 때문에 겉에 바르는 약으로는 그 벽을 없애기 어렵다. 항생제 성분 연고는 염증이 동반됐을 때 붉어짐이나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는 있지만 재발을 막지는 못한다는 것이 대한피부과학회 등의 설명이다. 또한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연고를 함께 사용해도 낭종 내부의 주머니 구조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
낭종 속 내용물이 세균에 감염되면 빨갛게 부어오르고 만졌을 때 열감과 통증이 느껴지며 고름이 찰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겉으로 보기에 여드름 화농과 비슷해 보여 임의로 연고만 바르며 지켜보는 경우가 많은데, 염증이 깊어지면 낭종 벽이 터지면서 주변 조직까지 번질 위험이 있다.

염증 동반 시 붉어지고 통증 생길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손으로 직접 짜거나 바늘로 찔러 내용물을 빼내려는 시도는 권장되지 않는다. 낭종 벽이 피부 속에 남아 있으면 다시 내용물이 차오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고, 무리하게 압박하면 오히려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퍼지거나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커진다.
지속적으로 커지거나 통증, 발적이 동반되면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촉진 결과 이동성이 있고 경계가 뚜렷하다면 낭종일 가능성이 높으며, 반대로 단단하게 고정돼 있고 크기가 빠르게 변한다면 다른 피부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근본적인 치료는 낭종 벽을 포함해 통째로 제거하는 절제 수술이다. 국소마취 후 간단한 시술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벽까지 깨끗하게 제거해야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는 먼저 절개해 고름을 배출하고 염증이 가라앉은 뒤 이차적으로 낭종 벽을 제거하는 순서로 진행되기도 한다.
염증과 통증이 심하면 경구 항생제를 함께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한다. 다만 항생제는 감염 조절을 돕는 보조적 역할일 뿐이며, 낭종 자체를 없애는 치료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낭종 벽까지 제거해야 재발 막을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피지낭종은 일반적인 여드름이나 뾰루지와 혼동되기 쉽지만 생기는 위치가 깊고 크기가 더 크며 오래 지속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여드름약이나 연고를 반복해서 발랐는데도 혹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커진다면 낭종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같은 자리에 여러 번 반복해서 염증이 생기는 경우라면 단순 뾰루지가 아니라 낭종일 확률이 크다.
수술 후에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낭종 벽이 남아 있으면 같은 자리에 다시 혹이 생길 수 있어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권장된다. 평소 피부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기름진 화장품이나 자극이 강한 제품 사용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혹이 갑자기 빠르게 커지거나 붉게 부어오르며 통증이 동반될 때, 혹은 터진 자리에서 진물이나 냄새가 날 때는 지체하지 말고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임의로 연고나 소독약만 바르며 방치하면 염증이 깊어져 치료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