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을 받으러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았을 때, 접종받는 백신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보호자와 환자가 적지 않다. 질병관리청이 30일 백신의 품질 이상 신고부터 조사, 조치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내놓으며 이런 우려를 덜어줄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질병관리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국가예방접종 백신 품질관리 및 안전접종 강화방안」을 마련했다고 이날 밝혔다. 두 기관은 백신이 생산돼 실제로 접종되기까지 거치는 모든 단계에서 안전성을 점검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손질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예방접종 사업은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무료 또는 지원 방식으로 백신을 맞는 제도다. 접종 대상자가 많고 백신 종류도 다양한 만큼, 생산부터 유통, 보관, 실제 접종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사소한 오류도 쌓이면 접종자의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이번 강화방안의 배경이 됐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백신 품질에 이상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을 때 접수부터 조사, 후속 조치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신고 내용이 여러 부서를 거치며 흩어지지 않고 한 체계 안에서 추적되도록 해 조사와 조치가 더 신속하고 일관되게 이뤄지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품질이상 신고부터 조사까지 시스템으로 관리 [그림=메디닉스DB]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사에 대한 조사 관리도 강화된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약사의 생산 및 품질관리 현황을 점검하는 절차를 보완해, 품질 이상이 발생했을 때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통과 보관 단계의 관리도 함께 강화된다. 백신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생물학적 제제인 만큼 생산지에서 접종 기관까지 이동하는 동안 적정 온도가 유지돼야 효과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이번 방안은 유통·보관 과정의 관리 기준을 점검해 보다 엄격하게 지키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오접종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접종 현장에서는 대상자의 연령이나 접종 이력에 따라 백신 종류와 용량이 달라질 수 있어, 확인 절차가 허술하면 잘못된 백신이 투여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런 오접종을 줄이기 위한 현장 점검과 안전관리 절차를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강화방안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등 접종 현장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품질 이상 신고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도 현장에서 이상 징후를 놓치지 않고 신속히 알리는 절차가 뒷받침돼야 실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접종 예방을 위한 현장 확인 절차 강화 [그림=메디닉스DB]
국가예방접종은 여러 연령대 국민이 동시에 이용하는 공공 보건 제도인 만큼, 백신 하나의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영향을 받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신고부터 조사, 조치에 이르는 흐름을 시스템으로 관리해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확산을 막는 일이 중요하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보호자나 접종 대상자도 접종 전후로 몇 가지를 확인해두면 도움이 된다. 접종 전에는 본인이나 자녀의 건강 상태와 접종 이력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고, 접종 후에는 안내받은 시간 동안 접종 기관에 머물며 이상반응 여부를 살피는 것이 좋다.
접종 부위가 붓거나 열이 나는 등 경미한 반응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는 경우가 많지만,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이 어렵고 의식이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접종한 백신의 이름과 제조번호를 기억해두면 의료진이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