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백신이나 치료제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는 그 나라의 방역 역량을 가늠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질병관리청은 29일 임승관 청장이 세계보건기구가 주관하는 국제 회의에 참석해 공중보건 위기 대응을 위한 의료대응수단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임 청장은 이날 제4차 세계보건기구 임시 의료대응수단 네트워크, 이른바 아이엠시엠넷(i-MCM-Net) 글로벌 파트너포럼의 고위급 패널세션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국제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백신과 치료제, 진단기기 등을 각국이 신속하게 개발하고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i-MCM-Net은 세계보건기구가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대비해 각국 보건당국과 연구기관, 국제기구가 의료대응수단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운영하는 임시 협력 네트워크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 자원이 쏠리지 않도록 조정하는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고위급 패널 참석은 국정과제 가운데 감염병 위기 대응체계 개선 과제의 하나로 추진됐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방역 체계를 다지는 것과 함께 국제 협력망을 강화하는 것도 국가 감염병 대응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의료대응수단 개발 현장 이미지 [그림=메디닉스DB]
국제 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병원체가 등장했을 때 한 국가의 힘만으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임상 자료와 생산 역량을 갖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나라가 정보를 공유하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취약한 지역까지 대응수단이 고르게 공급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나라별로 백신과 치료제 확보 속도가 크게 엇갈렸던 경험은 이런 국제 공조 체계가 왜 필요한지 보여준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이후 세계보건기구를 중심으로 의료대응수단을 미리 준비하고 배분 원칙을 정하려는 국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여기서 말하는 의료대응수단은 감염병 진단키트와 백신, 치료제는 물론 개인보호장비와 각종 의료기기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공중보건 위기가 실제로 발생했을 때 이런 수단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해 현장에 투입하느냐가 피해 규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포럼에서 나온 논의를 바탕으로 국내 의료대응수단 개발과 비축 체계를 국제 기준에 맞춰 점검하고, 관련 국제기구와 각국 보건당국과의 협력 채널을 계속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감염병 정보는 보건당국 통해 확인 [그림=메디닉스DB]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도 국제 공중보건 협력 활동에 적극 참여해 국내 방역 정책에 국제적인 흐름을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국내에서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대응수단을 확보하는 속도와도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일반 국민이 이번 소식을 접하고 당장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많지 않지만, 감염병 위기 단계가 올라가거나 새로운 예방접종이 권고될 경우 질병관리청 홈페이지나 가까운 보건소 안내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감염병 관련 궁금한 점이나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나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평소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도 감염병 확산을 줄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