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우주에 머물던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로 귀환한 뒤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넘게 걸려 골밀도를 회복한다는 국제 공동연구 데이터가 공개됐다. 무중력 환경에서 뼈가 빠르게 약해지는 현상은 오래전부터 알려졌지만, 귀환 이후 회복 과정을 장기간 추적한 자료는 드물었다. 이번 데이터는 지상에서 골다공증을 겪는 환자들의 치료 방향을 고민하는 의료진에게도 참고할 만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비행사는 지구 중력이 사라진 환경에서 몇 개월을 보내면 하체와 척추를 중심으로 골밀도가 매달 1퍼센트 안팎씩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상에서 폐경 후 여성이 1년 동안 겪는 골밀도 감소 폭에 맞먹는 속도다. 근육을 거의 쓰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뼈를 만드는 세포보다 뼈를 흡수하는 세포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해지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국제 공동연구진은 장기간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 우주비행사 여러 명을 대상으로 귀환 직후부터 최장 1년까지 골밀도 변화를 정밀 측정한 자료를 공개했다. 측정 결과 상당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골밀도가 서서히 회복됐지만, 일부는 임무 전 수준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채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차가 크게 벌어진 이유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회복 속도가 우주 체류 기간, 임무 중 운동량, 나이와 체질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무 기간 내내 저항성 운동 기구를 꾸준히 활용한 비행사일수록 회복이 빠른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근력 운동이 뼈에 가해지는 물리적 자극을 통해 골형성을 촉진한다는 기존 이론과도 맞닿아 있다.

저항 운동은 우주비행 중 골밀도 손실 완화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전문가들은 우주비행 중 뼈가 약해지는 과정이 지상의 골다공증, 그중에서도 장기 와병이나 활동량 급감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골다공증과 여러 면에서 닮았다고 본다. 두 상황 모두 뼈에 가해지는 물리적 부하가 줄면서 골흡수가 골형성을 앞지르는 방식으로 뼈가 약해진다. 다만 우주비행사는 젊고 건강한 상태에서 짧은 기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는 점에서 노년기 골다공증과는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우주의학 연구가 지상 골다공증 치료에 주는 시사점은 작지 않다는 게 관련 학계의 시각이다. 극단적인 환경에서 뼈가 얼마나 빨리 약해지고, 어떤 조건에서 회복이 빨라지는지를 관찰하면 골 형성과 흡수의 균형을 조절하는 기전을 더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료는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나 운동 처방을 개발하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우주 비행 중에는 골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을 함께 사용하거나 저항성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골밀도 손실을 최소화하는 대응법이 연구돼 왔다. 이런 방법들은 장기간 침상에 누워 지내야 하는 환자나 활동이 크게 제한된 고령층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다만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체중이 실리는 걷기 운동은 골밀도 유지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국내에서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골다공증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골다공증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골절이 발생한 뒤에야 진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조기 발견이 특히 중요하다. 대한골대사학회 등 관련 학회는 폐경 후 여성과 65세 이상 남성에게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체중이 실리는 걷기나 계단 오르기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칼슘과 비타민디가 충분히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고, 필요하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보충제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뼈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이유 없이 허리나 등이 지속적으로 아프거나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했다면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중 골다공증이나 골절 병력이 있는 경우, 또는 폐경을 겪었거나 장기간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정기 검진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뼈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