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를 차고 운동을 하거나 장시간 외부 활동을 한 뒤 손목에 붉은 발진과 가려움이 생겼다면 땀에 젖은 밴드가 피부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 사용이 늘면서 밴드 부위에 생기는 접촉성 피부염을 호소하는 사례가 피부과에서 종종 보고되고 있다. 땀이 찬 채로 밴드를 오래 착용하면 피부 장벽이 약해져 염증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접촉성 피부염은 밴드와 피부가 지속적으로 마찰하면서 생기는 자극성 피부염과, 밴드 소재에 포함된 특정 성분에 피부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기성 피부염으로 나뉜다. 땀에 젖은 상태로 장시간 밴드를 차고 있으면 피부 표면이 눅눅해지면서 각질층이 무르게 되고, 여기에 밴드와의 마찰이 더해지면 손목 안쪽 피부가 쉽게 손상된다. 운동 후 땀에 젖은 밴드를 바로 닦지 않고 계속 착용하는 습관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리콘이나 가죽 소재 밴드 자체가 땀과 만나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일부 제품의 버클이나 센서 접촉부에 쓰이는 금속 성분에 니켈이 포함된 경우, 이 금속에 민감한 사람은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 나타날 수 있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금속 알레르기로 인한 피부염은 땀이 많은 계절이나 밀착 부위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은 밴드가 닿는 손목 안쪽을 따라 좁고 긴 모양으로 붉어지거나, 작은 좁쌀 같은 돌기와 가려움이 동반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물집이 잡히거나 피부가 벗겨지고 진물이 나는 등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긁는 행위가 반복되면 이차 세균 감염으로 번질 위험도 있어 초기에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밴드 닿는 부위에 생긴 붉은 자극 [그림=메디닉스DB]
여름철처럼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나 야외에서 장시간 운동할 때, 혹은 밴드를 지나치게 조여 착용했을 때 통풍이 되지 않아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난다. 잠을 잘 때도 밴드를 풀지 않고 계속 착용하는 습관 역시 피부가 회복할 시간을 빼앗아 염증을 만성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미 아토피피부염이나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은 같은 조건에서도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피부과에서는 증상 부위와 모양, 발생 시기를 토대로 자극성 피부염인지 알레르기성 피부염인지를 구분한다. 알레르기 반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원인 물질을 확인하기 위한 첩포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단순히 보습제나 연고를 바르는 것만으로 호전되지 않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밴드는 소재에 따라 세척 주기를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리콘 밴드는 땀이 많이 나는 날이라면 매일,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 일주일에 한두 번은 미지근한 물과 순한 비누로 씻어내는 것이 좋다. 가죽이나 패브릭 소재는 물기에 약하므로 젖은 천으로 가볍게 닦아내고, 충분히 말린 뒤에 다시 착용해야 세균과 곰팡이 번식을 줄일 수 있다.

주기적인 밴드 세척이 피부염 예방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밴드를 세척한 뒤에는 완전히 건조한 상태로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축축한 채로 다시 차면 세척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여러 개의 밴드를 번갈아 사용해 한쪽이 마르는 동안 다른 쪽을 착용하는 방법도 피부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손목시계 본체 뒷면도 땀과 각질이 쌓이기 쉬운 부위이므로 함께 닦아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일상적으로는 운동 후나 샤워 전에 밴드를 풀어 손목에 바람이 통하게 해주고, 잠자리에 들 때도 가능하면 벗어두는 것이 피부 회복에 도움이 된다. 밴드를 너무 꽉 조이지 않고 손가락 하나 정도 들어갈 여유를 두고 착용하는 것도 마찰을 줄이는 방법이다.
발진이나 가려움이 며칠간 이어지거나 물집, 진물, 부종 등으로 증상이 악화된다면 자가 치료보다는 피부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같은 부위에서 피부염이 반복적으로 재발한다면 밴드 소재를 바꾸거나 착용 습관 자체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