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만 되면 몸이 무겁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직장인들이 있다. 커피를 마시거나 의자에 기대 쉬어도 개운하지 않다면, 하루 중 얼마나 오래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지 돌아볼 만하다. 한 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5분 정도 걷는 습관이 피로와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영국스포츠의학저널에 지난 6월 공개된 연구는 일상생활에서 짧은 걷기 휴식을 얼마나 실천할 수 있는지 살폈다. 성인 1만9342명이 등록했고, 이 가운데 1만1484명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30분, 60분, 120분 간격 중 자신에게 맞는 주기를 선택해 매번 5분씩 걷는 활동을 2주간 진행했다.
연구에서는 세 집단 모두 스스로 평가한 피로와 부정적인 감정이 줄고 긍정적인 감정이 늘었다. 30분마다 걷는 집단에서 변화가 상대적으로 컸지만, 자주 업무를 멈춰야 하는 만큼 실천의 어려움도 컸다. 연구진은 효과와 일상에서의 실행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때 한 시간 간격의 걷기가 가장 균형 잡힌 선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최적의 운동 간격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짧은 걷기 휴식의 의미는 별도의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도 일과 중 시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점심 식사 뒤 곧바로 책상으로 돌아가는 대신 복도를 걷거나, 오래 이어지는 문서 작업 사이에 잠시 이동하는 방식이다. 재택근무 중에도 화면 앞에서 쉬는 시간을 집 안을 걷는 시간으로 바꿔볼 수 있다. 거창한 운동 계획보다 반복할 수 있는 행동을 정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앉아 있는 시간을 어떻게 나누는지도 중요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에 발표된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9만1292명 분석에서는 중단 없이 이어지는 좌식 행동과 암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오래 움직이지 않는 시간을 신체활동으로 대체했을 때 위험이 낮은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는 관찰연구 결과로 특정 행동의 암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실천할 때는 업무 흐름에 맞춰 움직일 계기를 만드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한 시간가량 작업했다면 물을 받으러 이동하거나 실내를 편안하게 걷는 식이다. 휴대전화 알림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정해진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회의나 운전처럼 바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다음 기회를 활용하면 된다.
걷기 휴식을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행동으로만 볼 필요도 없다. 해당 연구에서는 일하는 참가자들의 자기보고상 업무 성과나 몰입도가 악화되는 양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참가자가 걷기 간격을 직접 선택했고 평가도 주관적 응답에 기반했다. 관찰 기간 역시 2주로 짧아, 장기적인 효과나 객관적인 업무 능력 향상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연구만으로 5분 걷기가 만성질환을 예방한다거나 별도의 운동을 대체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이번 결과가 제시하는 것은 장시간 앉아 있는 일상에 작은 움직임을 넣을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오후의 피로를 견디기 위해 커피 한 잔을 더 찾기 전,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걸을 기회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