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눈앞이 멍해지거나 손발이 떨리면서 의식을 잃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뇌전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뇌전증으로 진단받으면 대부분 장기간 약을 먹으며 발작을 조절하게 되는데, 처음 처방받은 환자들은 뇌전증 약을 얼마나 오래 먹어야 하는지, 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가장 궁금해한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과도하게 발생해 반복적으로 발작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원인은 사람마다 달라서 어릴 때부터 시작되는 경우도 있고, 머리를 다친 뒷탈이나 뇌혈관 질환, 뇌 감염 후유증으로 성인이 된 뒤 새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
발작의 형태도 한 가지가 아니다. 온몸이 뻣뻣해지며 팔다리를 떠는 전신 발작이 가장 흔히 알려져 있지만, 몇 초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결신발작, 한쪽 팔다리만 떨리는 국소 발작 등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한뇌전증학회 등 전문가들은 뇌전증 치료의 기본은 항경련제, 흔히 말하는 뇌전증 약을 꾸준히 복용해 발작을 조절하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약을 먹는다고 뇌전증 자체가 완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발작 빈도와 강도를 크게 줄여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뇌전증 약은 환자별로 종류와 용량이 다르다 [그림=메디닉스DB]
환자마다 발작 유형과 체질, 동반 질환이 달라 처방되는 약의 종류와 용량도 제각각이다. 같은 뇌전증 진단을 받았더라도 옆 사람이 먹는 약을 따라 먹거나 용량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은 금물이며, 반드시 담당 의료진이 정한 복용 계획을 지켜야 한다.
뇌전증 약이 효과를 내려면 혈중 약물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그런데 바쁘다는 이유로 끼니처럼 약 먹는 시간을 건너뛰거나, 증상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판단해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혈중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오히려 더 심한 발작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항경련제 복용 중 졸림, 어지럼증, 피부 발진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피부에 붉은 발진이나 물집이 생기거나 열이 동반되면 약물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어 자가 판단으로 넘기지 말고 바로 처방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수면 부족과 과도한 음주, 극심한 스트레스는 뇌전증 환자에게서 발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약을 제때 챙겨 먹는 것 못지않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발작 재발을 막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수면부족과 스트레스는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 다른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함께 먹는 환자는 뇌전증 약 선택에 더 신중해야 한다. 일부 항경련제는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한 뒤 복용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
오랜 기간 발작 없이 잘 지냈다고 해서 환자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된다. 감량이나 중단은 뇌파 검사 등을 통해 발작 위험이 충분히 낮아졌는지 확인한 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뇌전증 약을 먹는 중에 발작 빈도나 양상이 갑자기 달라지거나, 졸림과 어지럼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해지면 다음 진료일을 기다리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평소 발작 날짜와 증상을 기록해두면 진료 때 약물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