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가렵고 붉게 일어나는 증상이 반복되면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환절기마다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아토피 피부염을 의심하게 되는데,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보습제만 바꿔가며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토피 피부염은 단일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 유전, 피부 장벽 기능, 면역계 반응,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원인은 피부 장벽 기능 저하다. 피부 바깥층의 지질과 각질층이 손상되면 수분이 쉽게 빠져나가고 외부 자극 물질이나 알레르겐이 피부 안쪽으로 침투하기 쉬워진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가려움과 염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게 꼽힌다. 부모 중 한쪽이라도 아토피 피부염이나 천식,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앓았다면 자녀에게서도 비슷한 피부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단백질 생성과 관련된 유전적 특성이 대물림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많다.
면역체계의 과민 반응 역시 핵심 원인 중 하나다. 외부 물질에 대해 면역세포가 필요 이상으로 활발하게 반응하면서 염증 물질이 분비되고, 그 결과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움이 심해진다. 대한피부과학회 등 전문 학회에서도 면역 조절 이상을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기전으로 설명하고 있다.

피부 상태 확인하는 진료 장면 [그림=메디닉스DB]
환경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건조한 공기, 급격한 온도 변화,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같은 알레르겐, 세제나 비누에 포함된 자극 성분 등이 피부를 자극해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가을과 겨울철처럼 습도가 낮아지는 시기에는 피부가 더 쉽게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땀과 마찰도 흔한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운동이나 더운 환경에서 흘리는 땀이 피부에 오래 남으면 자극이 되고, 거친 소재의 옷이나 꽉 끼는 옷이 피부를 계속 문지르면서 염증을 키울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증상이 심해진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은데, 심리적 긴장이 면역 반응과 가려움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식품과의 연관성도 거론된다. 모든 아토피 환자에게 특정 음식이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에서는 특정 식품 섭취 후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보고된다. 다만 임의로 여러 음식을 제한하기보다는 증상 변화를 기록하고 전문의와 상담해 관련성을 확인하는 접근이 권장된다.

보습제 꾸준히 바르는 생활 관리 [그림=메디닉스DB]
최근에는 피부 표면에 서식하는 미생물 균형이 깨지는 것도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피부 상재균의 균형이 무너지면 특정 세균이 과도하게 증식해 염증 반응을 부추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 때문에 피부 표면을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씻어내는 습관도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인기에 접어들어 처음 증상이 나타나거나 어릴 때 호전됐던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수면 부족,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계기가 되어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성인 아토피는 소아기와는 다른 관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토피 피부염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악화 요인을 줄이는 생활 습관은 증상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샤워 후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 장벽을 보호하고, 너무 뜨거운 물로 오래 씻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 지속되거나 피부가 갈라지고 진물이 나는 등 증상이 심해진다면 자가 관리에 의존하기보다 피부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