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실시하는 학교 건강조사에서 우리 아이가 응답한 문항들이 실제로는 6년에 걸쳐 성장 과정을 추적하는 자료로 쌓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학부모는 많지 않다. 질병관리청은 29일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청소년의 건강행태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6년 치 추적조사 원시자료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는 같은 학생을 초등학교 6학년 시기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장기간 반복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한 시점의 단면 조사와 달리 동일 대상을 여러 해에 걸쳐 추적했기 때문에 청소년기 동안 음주, 흡연, 식생활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를 시간 흐름에 따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추적조사 문항은 총 199개로 구성됐으며, 여기에는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새롭게 부각된 건강 이슈를 반영한 지표가 추가됐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과의존 여부와 고카페인 음료 섭취 실태를 묻는 문항이 새로 포함돼, 디지털 기기 사용과 음료 섭취 습관이 청소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시기인 만큼 이 시기의 생활습관이 이후 성인기 건강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음주와 흡연을 처음 접하는 시기, 식습관이 자리 잡는 과정, 스마트폰 사용 패턴이 형성되는 흐름 등을 장기간 추적한 자료는 청소년 건강 정책을 세우는 데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문항이 새롭게 추가됐다 [그림=메디닉스DB]
특히 스마트폰 과의존 지표가 새롭게 추가된 점은 최근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수면 시간을 줄여가며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학업이나 대인관계보다 스마트폰 사용을 우선시하는 경향은 청소년 정신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결되는 문제로 꼽힌다.
고카페인 음료 섭취 실태를 확인하는 문항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편의점이나 학교 매점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고카페인 음료를 청소년이 습관적으로 마시는 경우, 수면의 질 저하나 심박수 변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관련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이번에 공개하는 원시자료가 연구자, 정책 담당자뿐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도 청소년 건강행태 변화를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6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축적된 자료인 만큼 특정 시점의 통계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변화 추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정에서 생활습관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좋다 [그림=메디닉스DB]
가정에서도 이번 자료 공개를 계기로 자녀의 생활습관을 한 번쯤 되짚어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 시간 관리는 특별한 도구 없이도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본적인 건강관리 방법이다.
자녀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하거나, 사용을 제한했을 때 짜증이나 불안 등 정서적 반응을 크게 보인다면 단순한 습관 문제를 넘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다. 또한 고카페인 음료를 자주 찾거나 이로 인해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인다면 가정에서 섭취량을 함께 점검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소년 건강행태는 짧은 기간의 변화만으로는 그 흐름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번에 공개된 6년 치 추적자료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녀의 생활습관 변화를 지켜보고, 우려되는 신호가 나타날 경우에는 학교 보건교사나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