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A씨는 최근 국가건강검진에서 유방촬영을 받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영상의학과 의사가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분석 결과를 함께 참고해 판독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유방촬영 사진에서 미세한 석회화나 작은 종괴를 사람 눈만으로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인공지능이 보조 도구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 흐름이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경과가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알려진 암종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유방 조직이 치밀한 경우 정상 조직과 병변이 겹쳐 보여 판독이 까다로울 수 있고, 초기 단계의 작은 병변은 영상만으로 놓치기 쉽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 왔다. 이 때문에 판독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이 시도돼 왔다.
국내외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이 유방촬영 사진을 판독하는 과정에 보조 역할로 참여했을 때 병변 발견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영상의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도 인공지능 보조판독 도구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에서 주로 살펴보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의사 한 명이 판독한 뒤 인공지능이 다시 확인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의사 두 명이 판독하던 기존 이중판독 체계에서 한 명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판독자의 피로도를 줄이면서도 놓치기 쉬운 병변을 다시 짚어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설명된다.

판독 보조로 활용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그림=메디닉스DB]
국제 학술 발표 등을 통해 소개된 연구들에서는 인공지능을 보조판독에 활용했을 때 병변을 발견하는 비율이 기존 방식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으로 유지됐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연구마다 대상 인원과 장비, 판독 환경이 달라 결과를 그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해석도 함께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정상 조직과 병변을 구분하는 패턴을 대량의 영상 데이터로 학습한 뒤, 사람이 놓치기 쉬운 미세한 이상 소견을 표시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최종 진단과 추가 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몫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국내 일부 의료기관에서도 국가암검진 사업을 통해 시행되는 유방촬영에 인공지능 판독 보조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 당국은 이러한 기술이 검진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치밀유방을 가진 여성의 경우 유방촬영만으로 병변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초음파 등 추가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권고되기도 한다. 인공지능 보조판독이 도입되더라도 치밀유방처럼 판독이 까다로운 조건에서는 추가 검사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정기 검진으로 병변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일각에서는 인공지능 판독 결과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오히려 판독자의 주의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은 보조적인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최종 판단은 의료진이 내리는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에서 나온다.
대한민국은 만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유방촬영을 지원하고 있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여전히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예방 수단으로 꼽힌다.
평소 거울 앞에서 유방의 모양이나 피부 상태 변화를 살펴보고, 만졌을 때 이전에 없던 멍울이 느껴지는지 확인하는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두 분비물이나 함몰, 피부 당김 같은 변화가 나타나면 검진 시기를 기다리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