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또래보다 쉽게 지치고 얼굴이 유난히 창백해 보이거나, 흙이나 종이 같은 음식이 아닌 것을 자꾸 입에 넣으려 한다면 철분 부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는 혈액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분 요구량이 체중 대비 성인보다 높아 식습관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결핍에 빠지기 쉽다. 최근 소아청소년과에서 어린이철분제 복용 시기와 방법을 묻는 보호자가 늘고 있다.
철분 결핍이 생기는 가장 흔한 원인은 급격한 성장기와 편식이다. 돌 이후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시기나 사춘기 급성장기에는 철분 필요량이 크게 늘어나는데, 이 시기 아이들은 고기나 녹색 채소보다 흰 밥이나 면 종류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우유를 지나치게 많이 마셔 다른 음식 섭취량이 줄어드는 것도 흡수 가능한 철분 섭취를 방해하는 흔한 요인으로 꼽힌다.
결핍이 진행되면 쉽게 피곤해하고 활동량이 줄며, 얼굴과 입술, 손톱이 평소보다 창백해지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에 어려움을 겪거나 식욕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고, 드물게는 흙이나 종이, 얼음 같은 것을 습관적으로 먹으려는 이식증 양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감기 등 감염이 잦아지는 것도 철분 부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증상만으로 결핍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아청소년과에서는 혈액검사로 혈색소와 저장철 수치를 확인한 뒤에야 결핍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겉모습이나 식습관만 보고 보호자가 임의로 어린이철분제를 구입해 먹이기보다는, 먼저 검사를 받아 보충이 실제로 필요한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

철분 결핍은 혈액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먼저 [그림=메디닉스DB]
검사 결과 결핍이 확인되면 의료진이 아이의 체중과 연령, 결핍 정도에 맞춰 복용량과 복용 기간을 정하게 된다. 성인용 철분제를 쪼개 먹이거나 다른 아이에게 처방된 용량을 그대로 따라 쓰는 것은 피해야 하며, 정해진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는 이유로 중단하면 저장철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철분 흡수를 높이려면 빈속에 먹는 것이 좋지만, 속이 쓰리거나 거북함을 느끼는 아이라면 소량의 음식과 함께 먹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오렌지주스 같은 비타민씨가 풍부한 음료와 함께 먹으면 흡수에 도움이 되는 반면, 우유나 차, 칼슘이 많은 식품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어 복용 시간을 분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철분제 복용 중에는 속이 메스껍거나 소화가 더디고 더부룩한 느낌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불편감이 심하면 자의로 중단하지 말고 복용 시간이나 방법을 소아과와 상담해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아이가 복용을 심하게 거부한다면 제형을 바꾸는 등의 대안을 의료진과 함께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타민씨와 함께 먹으면 흡수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식사를 통한 철분 보충도 함께 신경 써야 한다. 붉은 살코기와 달걀노른자, 두부와 콩류, 시금치 같은 녹색 채소, 철분 강화 시리얼 등이 대표적인 철분 급원으로 꼽힌다. 채소나 콩류의 철분은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 낮은 편이어서 과일이나 채소를 통해 비타민씨를 함께 섭취하면 흡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철분제는 적정량을 넘기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어린이가 보호자의 철분제나 종합비타민을 사탕으로 착각해 대량으로 삼키는 사고는 급성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약병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하루 복용량을 정확히 지키며 임의로 추가 복용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쉽게 지치고 창백해 보이는 기간이 길어지거나, 성장과 체중 증가가 더딘 양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자가 판단으로 영양제를 먹이기보다 소아청소년과를 찾아 혈액검사부터 받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결핍이 확인된 뒤에는 의료진이 안내한 복용량과 기간, 섭취 방법을 꾸준히 지키면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함께 챙기는 것이 회복에 가장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