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1~2주가 지나 고열과 복통이 가라앉지 않고 계속된다면 단순한 몸살이나 장염으로 넘기지 말고 장티푸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추석 연휴를 계기로 해외여행에 나섰던 이들이 속속 귀국하는 시기와 맞물려 방역당국도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균의 한 종류인 장티푸스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었을 때 걸리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환자나 균 보유자의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상하수도 등 위생 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다녀온 뒤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매년 일정 수의 장티푸스 환자가 보고되는데 상당수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위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을 방문한 뒤 감염된 해외유입 사례로 분류된다. 추석 연휴에 이들 지역으로 떠났던 여행객이 적지 않았던 만큼 당분간 관련 사례가 추가로 확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감염 이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잠복기는 보통 1주에서 3주 정도로 알려져 있어 여행 직후가 아니라 귀국하고 한참 지난 뒤에야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여행과의 연관성을 떠올리지 못한 채 단순 몸살이나 흔한 장염으로 오인해 병원 방문을 미루기 쉽다.

고열과 복통이 길어지면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38도를 넘는 고열이 며칠 이상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복통과 두통, 전신 무력감, 식욕부진이 함께 나타나며 환자에 따라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는 가슴과 배 부위에 옅은 장미색의 작은 발진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장 점막이 손상되면서 장출혈이나 장천공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잘 떨어지지 않고 복통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장티푸스 진단은 혈액이나 대변, 소변 검체에서 원인균을 배양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확진 판정을 받으면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임의로 해열제나 지사제만 복용해 증상을 가리다가 치료 시기를 늦추는 일은 피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위생 수준이 낮은 국가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발 최소 2주 전에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받으라고 권고한다. 다만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예방 효과가 완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지에 머무는 동안에도 위생 관리를 함께 지켜야 한다.

출발 전 예방접종으로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여행 중에는 끓인 물이나 밀봉된 병에 담긴 물을 마시고 얼음이 들어간 음료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길거리 음식이나 충분히 익히지 않은 해산물, 껍질을 깎지 않은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 손을 비누로 꼼꼼히 씻는 습관만으로도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손을 씻을 수 있는 환경이 마땅치 않은 여행지라면 알코올 성분의 손소독제를 챙겨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뒤 한 달 안에 고열이 사흘 이상 이어지거나 복통, 두통, 전신 무력감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여행 사실을 알리고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를 시작하면 대부분 큰 어려움 없이 회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