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는 음악을 듣고, 업무 중에는 화상회의에 참여하며, 잠들기 전에는 영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어폰과 헤드폰이 생활필수품처럼 자리 잡으면서 귀가 소리에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문제는 주변이 시끄러울 때 자신도 모르게 볼륨을 높이고, 그 상태로 오랫동안 듣는 습관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10월 1일 안전한 청취를 위한 기관과 단체의 실천을 촉구하며, 개인용 음향기기와 공연장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 노출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악과 여가를 즐기면서도 예방 가능한 청력 손상을 줄이자는 취지다.
청력을 보호하려면 이어폰을 몇 시간 사용했는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얼마나 큰 소리로 들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미국 국립청각·의사소통장애연구소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은 매우 강한 소리에 한 번 노출돼 발생할 수도 있고, 큰 소리를 반복해서 듣는 과정에서 서서히 나타날 수도 있다.
소리가 클수록 청력을 손상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아진다.
평소 잘 들린다는 이유만으로 현재의 청취 습관이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세계보건기구가 안내하는 안전한 청취 시간은 평균 80데시벨에서 주당 최대 40시간이지만, 90데시벨에서는 주당 4시간으로 줄어든다.
소리 크기가 조금 높아졌다고 느껴도 권고되는 노출 시간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이 수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준으로 이해해야 하며, 해당 시간까지 들으면 누구에게나 청력 손상이 없다는 보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생활 속에서 먼저 바꿀 수 있는 것은 시끄러운 장소에서 볼륨을 계속 올리는 행동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는 주변 소음을 덮으려고 재생음을 높이기 쉽다.
이때는 볼륨을 올리기 전에 지금 꼭 들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잠시 재생을 멈추거나 조용한 곳에서 이어 듣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주변 소음을 줄이는 기능이 있는 기기는 볼륨을 과하게 높일 필요를 줄여줄 수 있지만, 기능 자체가 청력 보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재생음의 크기와 이용 시간을 관리하는 습관이 함께 필요하다.
스마트폰에 소리 노출량 확인이나 최대 음량 제한 기능이 있다면 설정을 살펴볼 만하다.
화면에 표시되는 볼륨 비율만으로 귀에 전달되는 소리의 크기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볼륨 설정이라도 기기와 이어폰, 재생하는 콘텐츠에 따라 실제 출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고 알림을 반복해서 무시하기보다 어느 상황에서 음량이 높아지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화상회의가 이어지는 날에는 회의 사이에 이어폰을 벗고 조용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실천 방법이다.
업무가 끝난 뒤 영상과 게임을 즐기는 시간까지 돌아보면 하루의 청취 패턴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잠깐 쉰 뒤 다시 큰 소리로 오래 듣기보다는 전체 노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습관을 조정해야 한다.
귀 건강을 위해서는 불편한 신호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음악이나 공연을 즐긴 뒤 귀가 먹먹하거나 울리는 느낌이 반복되고, 평소 대화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청력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명이 지속되거나 대화를 따라가기 어려워졌다면 전문가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음악을 포기해야 청력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편안하게 들리는 수준으로 음량을 낮추고, 듣지 않아도 되는 시간에는 귀를 쉬게 하는 선택이 중요하다.
매일 충전하는 이어폰의 배터리만큼, 자신의 귀가 하루 동안 얼마나 큰 소리를 듣고 있는지도 살펴볼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