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시작한 뒤 처음 몇 주 동안은 체중이 순조롭게 줄어들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식단과 운동량을 그대로 유지해도 체중계 숫자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체중 정체기는 의지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몸이 에너지 소비를 스스로 줄이는 자연스러운 적응 반응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체중 정체기의 핵심 원인으로 기초대사량 감소뿐 아니라 '비운동성 활동 열생성'으로 불리는 네트의 감소를 지목한다. 네트는 운동이 아닌 일상적인 움직임에서 소모되는 열량을 뜻하며, 서 있기, 걷기, 집안일, 몸을 뒤척이는 작은 움직임까지 모두 포함된다.
식사량을 줄이면 몸은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움직임을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던 습관이 사라지거나, 평소보다 적게 걷고 더 자주 앉아 쉬게 되는 식이다. 이런 변화는 본인이 자각하지 못한 채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체중 정체기의 숨은 원인으로 꼽힌다.
운동 강도를 높이는 방식만으로 정체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는 한계에 부딪히기 쉽다. 고강도 운동을 늘리면 식욕이 함께 증가하거나, 운동 후 피로감으로 나머지 시간 동안 움직임이 오히려 줄어드는 보상 행동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하루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기대만큼 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사노동도 일상 활동량을 늘리는 방법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 때문에 최근에는 운동 시간을 늘리기보다 하루 전반에 걸친 활동량, 즉 네트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특별한 운동 시간을 따로 내지 않고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몸을 더 많이 움직이는 방식이어서 부담이 적고 꾸준히 실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무실에서는 전화 통화를 하며 서서 걷거나, 한 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몸을 푸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집안일 역시 활동량을 늘리는 좋은 수단이다. 청소, 설거지, 빨래 널기, 장보기처럼 평소 미루거나 간단히 넘기던 집안일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동안 소모하는 에너지가 눈에 띄게 늘어날 수 있다. 서서 일하는 책상을 활용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서서 일하는 습관도 활동량을 높이는 방법 /사진=AI 생성 이미지
체중 정체기를 넘기려면 활동량 증가와 함께 식단을 다시 점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체중이 줄면서 몸이 필요로 하는 열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 짜 둔 식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 현재 체중에 맞춰 섭취량을 재조정해야 한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도 네트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잠이 부족하면 피로감 때문에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줄고, 스트레스가 심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식욕을 자극하면서 신체 활동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어 체중 정체기를 관리할 때 함께 살펴봐야 한다.
자신의 활동량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려면 걸음 수 측정 애플리케이션이나 손목형 활동량 측정기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루 걸음 수나 활동 시간을 기록해 보면 체중 정체기가 시작된 시점과 활동량이 줄어든 시점이 겹치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다.
식단 조절과 운동, 활동량 늘리기를 함께 실천했는데도 몇 달 이상 체중 변화가 없거나 극심한 피로, 생리불순, 탈모 등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정체기가 아닐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갑상선 기능을 비롯한 대사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