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집어 든 수입 아몬드나 피스타치오 한 봉지, 간식으로 즐겨 먹던 땅콩버터까지도 이제는 구매 전 한 번 더 살펴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 일부 수입 견과류 제품에서 발암성 곰팡이독소인 아플라톡신이 검출돼 유통·판매가 중단되고 회수 조치가 이뤄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아플라톡신은 아스퍼질러스 속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성 물질로, 땅콩이나 견과류, 곡류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보관되거나 운송될 때 번식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입 과정에서 장거리 운송과 장기 보관을 거치는 견과류는 국내산보다 오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아플라톡신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간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장기간 소량이라도 반복 섭취할 경우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독소의 가장 큰 문제는 일반적인 조리 과정으로는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플라톡신은 열에 대한 안정성이 높아 볶거나 굽는 과정에서도 쉽게 분해되지 않으며, 곰팡이가 눈에 보이지 않는 부위까지 독소가 퍼져 있을 수 있어 겉모습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견과류 수입 검사 장면 상상도 /사진=AI 생성 이미지
식약처는 수입 식품에 대해 정기적인 통관 검사와 유통 단계 수거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기준치를 초과한 아플라톡신이 검출될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와 회수 명령을 내리고 있다. 회수 대상 제품 정보는 식약처 홈페이지의 위해식품 차단 시스템이나 식품안전나라를 통해 공개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실천은 구매 전후로 회수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다. 특히 명절이나 선물용으로 대량 구매한 견과류 제품, 온라인 직구를 통해 들여온 수입 견과류는 국내 유통 검사망을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에서 견과류를 보관할 때도 몇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견과류는 밀봉 용기에 담아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되, 장기간 보관할 경우 냉장이나 냉동 보관이 곰팡이 번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매한 견과류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AI 생성 이미지
구매한 견과류에서 쓴맛이 나거나, 색이 변했거나, 눅눅한 냄새나 곰팡이 흔적이 보인다면 바로 섭취를 멈추고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일부만 상한 것처럼 보여도 전체 봉지에 독소가 퍼져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통기한이 많이 남아 있더라도 보관 상태가 불량했던 제품이라면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영수증이나 구매 내역을 일정 기간 보관해 두면 추후 회수 공고가 나왔을 때 해당 제품 여부를 빠르게 확인하고 환불이나 교환 절차를 밟는 데 도움이 된다.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한 벌크 포장 견과류나 원산지·제조사 정보가 불분명한 제품은 구매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약처나 소비자원이 운영하는 회수 정보 알림 서비스를 활용하면 문제가 된 제품을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결국 아플라톡신 피해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구매 전 회수 여부를 확인하고, 보관 중에는 밀봉과 저온 유지를 지키며,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는 견과류는 과감히 버리는 생활 습관이다. 평소 간이나 소화기 건강에 이상 신호가 느껴진다면 식습관을 점검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