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만 되면 눈이 뻑뻑하고 글자가 흐릿하게 보인다. 잠깐 쉬려고 스마트폰을 집어 들지만 불편함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업무용 모니터에서 휴대전화로 시선을 옮기는 행동은 화면을 바꾸는 일일 뿐, 눈에 충분한 휴식을 주는 방식은 되기 어렵다. 디지털 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생활에서는 사용 시간과 함께 눈을 어떻게 쉬게 하는지 살펴야 한다.
미국안과학회는 디지털 기기 사용 뒤 나타나는 눈의 건조감과 일시적인 흐림, 눈물, 두통 등을 디지털 눈 피로의 증상으로 설명한다. 화면을 오래 볼 때 생기는 불편함을 모두 블루라이트 탓으로 돌릴 근거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학회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안내에서 일반적인 디지털 화면의 블루라이트가 사람의 망막 손상이나 나이관련황반변성과 의미 있게 연결된다는 근거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눈이 뻑뻑해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깜빡임의 변화다. 미국 국립안연구소는 컴퓨터나 태블릿 화면을 오래 보면 눈을 덜 깜빡일 수 있으며, 이것이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각막 표면에 눈물막이 퍼져 눈을 촉촉하고 매끄럽게 유지한다. 화면에 집중하는 동안 이 과정이 줄어들면 눈 표면이 쉽게 불편해질 수 있다.
실천하기 쉬운 방법은 가까운 화면을 보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끊는 것이다. 국립안연구소는 20분마다 약 6m 떨어진 곳을 20초 동안 바라보는 이른바 ‘20-20-20’ 수칙을 안내한다. 정해진 숫자를 한 번 지켰다고 증상이 해결되는 치료법으로 생각하기보다, 근거리 작업 사이에 휴식을 넣는 생활 수칙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책상 환경도 점검할 부분이다. 미국안과학회는 모니터를 얼굴에서 약 63㎝, 대략 팔 길이 정도 떨어뜨리고 시선이 약간 아래로 향하도록 배치할 것을 권고한다. 화면이 주변보다 지나치게 밝거나 조명이 반사된다면 밝기와 위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글자가 작아 몸을 앞으로 숙이게 된다면 화면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보다 글자 크기를 키우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건조한 공기와 직접 닿는 바람도 눈의 불편함을 키울 수 있다. 국립안연구소는 바람이 많거나 건조한 환경에서 눈물이 더 빨리 마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무실에서는 냉난방기 바람이 얼굴로 곧바로 향하는지 확인하고, 화면을 보는 중간에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는 습관을 들여볼 만하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다면 장시간 화면 작업 때 건조감과 자극이 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미국안과학회는 이런 경우 안경으로 바꿔 착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가벼운 건조감에는 인공눈물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불편함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구건조증은 화면 사용뿐 아니라 일부 약물이나 다른 건강 문제와도 관련될 수 있다.
눈이 계속 충혈되거나 흐리게 보이고, 통증이나 빛에 대한 민감함이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디지털 기기를 완전히 멀리하기 어려운 생활일수록 휴식과 작업 환경을 조절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쉬는 시간에는 또 다른 화면을 켜기보다 잠시 먼 곳을 바라보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