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창가에 올라가던 고양이가 어느 날부터 바닥에서만 쉰다면 보호자는 나이가 들어 얌전해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높은 곳을 오르내리는 횟수가 줄거나 뛰기 전 망설이는 모습은 관절 통증의 신호일 수 있다.
고양이의 통증은 눈에 띄는 절뚝거림보다 생활 습관의 변화로 드러나기도 한다.
골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과 주변 구조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통증과 움직임의 제한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고양이에서는 팔꿈치와 엉덩관절 등을 포함한 여러 부위에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나이 든 고양이가 덜 움직이는 현상을 자연스러운 노화로만 받아들이면 불편함을 알아차리기 어려워진다.
관찰할 부분은 걸음걸이에 한정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한 번에 오르던 소파를 중간 발판을 거쳐 올라가거나, 좋아하던 높은 휴식 장소를 이용하지 않는 변화가 단서가 될 수 있다.
몸을 핥아 털을 정리하는 그루밍이 줄고 만지는 것을 싫어하거나 평소보다 조용해지는 모습도 함께 살펴야 한다.
화장실 밖에서 배변하는 행동 역시 무조건 버릇이나 스트레스 문제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입구가 높거나 화장실까지 계단을 지나야 하는 환경에서는 관절 통증 때문에 접근과 출입이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이런 변화는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나므로, 행동만으로 골관절염을 확진할 수는 없다.
보호자가 집에서 남긴 기록은 진료에 도움이 된다.
평소 걷거나 소파에 오르는 모습, 화장실에 들어가는 동작을 짧게 촬영하고 변화가 시작된 시점을 기록하면 진료실에서 드러나지 않는 불편을 설명하기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