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이동장에 넣으려는 순간 손을 할퀴거나 소파 밑으로 숨어버리는 모습은 많은 가정에서 흔히 벌어지는 장면이다. 병원 진료 자체보다 이동장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스트레스 반응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들은 질병 관리 이전에 행동 교정으로 이 반응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고양이가 이동장을 유독 무서워하는 이유는 대부분 학습된 경험 때문이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병원에 가는 날에만 갑자기 등장해 좁은 공간에 갇힌 채 낯선 곳으로 이동하는 경험을 반복하면, 이동장 자체가 나쁜 일의 신호로 각인된다.
동물행동 전문가들은 고양이가 원래 좁고 밀폐된 곳에 갇히는 상황에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낯선 냄새와 흔들림, 병원에서의 낯선 소리까지 더해지면 공포 반응이 증폭되기 쉽다는 것이다.
대한수의사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이동장을 병원 방문 전용 도구가 아니라 평소 생활 공간의 일부로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방 한켠에 이동장을 항상 열어둔 채 놓아두고, 고양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단계다.

평소 열어둔 이동장은 낯선 물건이 아니게 만든다 [그림=메디닉스DB]
이동장 안에 평소 쓰던 담요나 방석을 깔아두면 익숙한 냄새 덕분에 경계심이 줄어든다. 처음에는 이동장 주변에서 간식을 주다가, 고양이가 스스로 안으로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긍정적 연상을 쌓아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을 닫는 훈련은 가장 나중에, 가장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 고양이가 이동장 안에서 편안하게 머무는 모습을 보인 뒤에야 짧은 시간 문을 닫았다가 곧바로 열어주는 식으로 단계를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