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온몸을 긁고 특정 부위 털이 빠지는 증상이 반복되면 보호자들은 흔히 곰팡이성 피부질환을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개선충(옴진드기) 감염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두 질환은 탈모라는 공통 증상 때문에 혼동되기 쉽지만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달라 정확한 구분이 중요하다.
개선충은 피부 속을 파고들어 서식하는 미세한 진드기로, 맨눈으로는 확인이 어렵다. 감염되면 참기 힘든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특히 귀 가장자리와 팔꿈치, 배, 가슴 등 털이 얇은 부위에서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곰팡이성 탈모, 즉 피부사상균증은 가려움이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없는 경우도 많고 원형으로 경계가 뚜렷한 탈모반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개선충 감염은 탈모 경계가 불규칙하고 피부가 붉게 짓무르거나 두꺼워지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육안으로도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피부 스크래핑 검사를 통한 현미경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곰팡이 감염은 우드램프 검사나 배양 검사로 확인하며, 두 질환 모두 육안 소견만으로는 확진이 어렵기 때문에 동물병원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가려움과 탈모가 반복되면 정확한 원인 확인이 필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개선충 감염을 방치하면 가려움으로 인한 자상성 피부염, 세균의 이차 감염, 탈모 범위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반려견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긁어 피부가 두꺼워지고 짓무르는 만성 습진 형태로 악화되기도 한다.
개선충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편으로, 감염된 반려견과 직접 접촉하거나 같은 담요나 빗을 사용한 다른 반려동물에게도 옮을 수 있다. 드물지만 사람에게도 일시적으로 옮아 가려운 발진이 생길 수 있어 가족 구성원 중 원인 불명의 피부 가려움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려견 검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곰팡이성 탈모 역시 전염성이 있지만 개선충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고 증상이 국소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습하고 밀폐된 환경,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곰팡이 감염도 빠르게 번질 수 있어 방치는 금물이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개선충 감염은 수의사가 처방한 구충 성분의 약물이나 약욕제를 정해진 기간 꾸준히 사용해야 하며, 임의로 사람용 옴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용량과 성분이 달라 위험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수의사 처방에 따른 꾸준한 치료가 완치의 핵심 [그림=메디닉스DB]
곰팡이성 탈모는 항진균 샴푸나 연고, 필요시 경구 항진균제를 통해 치료하며 완치까지 수 주가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두 질환 모두 치료 도중 임의로 중단하면 재발하거나 내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수의사가 안내한 치료 기간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반려견이 사용하는 담요, 방석, 이동장 등을 자주 세탁하고 햇볕에 건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묘, 다견 가정이라면 감염 의심 개체를 격리하고 나머지 반려동물도 함께 검사받는 것이 안전하다.
반려견이 특정 부위를 반복적으로 긁거나 털이 빠지는 부위가 점점 넓어진다면 자가 판단으로 시중 연고를 바르기보다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평소 정기적인 피부와 털 상태 점검, 청결한 생활환경 유지가 개선충과 곰팡이성 피부질환을 모두 예방하는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