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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하루 열량 절반 몰아먹는 식사, 대사증후군 위험 높게 나타났다

한국 성인 1만6973명 분석, 늦은 시간에 식사 집중된 그룹서 혈압·중성지방·공복혈당도 불리한 연관성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저녁에 하루 열량 절반 몰아먹는 식사, 대사증후군 위험 높게 나타났다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하루 동안 먹는 음식의 양과 종류만큼 언제 먹느냐도 대사 건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와 중앙대학교 연구진이 한국 성인의 식사시간과 에너지 섭취 패턴을 분석한 결과, 아침에는 적게 먹고 저녁에 하루 섭취 열량의 상당 부분을 집중하는 사람들에게서 대사증후군 위험 지표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는 2026년 8월 8일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Nutrition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2021년 자료에 포함된 19세 이상 성인 1만6973명을 분석했다. 하루 중 아침과 저녁에 섭취하는 에너지 비율, 음식을 먹은 횟수, 하루 식사가 이뤄지는 시간 범위 등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의 식사 패턴을 세 유형으로 구분했다. 아침 섭취 비중이 높은 조기형, 저녁 섭취가 집중된 후기·단시간형,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먹는 빈번섭취형이다.

특히 후기·단시간형은 하루 에너지의 약 3.4%만 오전 11시 이전에 섭취한 반면 오후 5시 이후에는 약 55.8%를 섭취했다. 조기형은 오전 11시 이전 섭취 비중이 31.2%, 오후 5시 이후가 29%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즉 전체 섭취 열량이 비슷하더라도 하루 에너지가 저녁에 얼마나 집중되는지가 중요한 차이로 나타난 셈이다.

분석 결과 후기·단시간형은 조기형과 비교해 대사증후군이 있을 가능성이 28% 높게 나타났다. 높은 혈압은 23%, 높은 중성지방과 공복혈당은 각각 24%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전체 에너지 섭취량과 식사의 질을 비롯한 여러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늦은 시간에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식사 패턴과 불리한 대사 지표의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최근 관심이 높아진 간헐적 단식이나 시간제한 식사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몇 시간으로 줄였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시간대가 하루 중 언제에 위치하는지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가깝다. 같은 짧은 식사시간이라도 아침을 거의 먹지 않고 저녁에 섭취량을 몰아주는 형태라면 대사 건강 측면에서 다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퇴근이 늦은 직장인은 아침을 거른 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저녁이나 야식으로 하루 식사량을 보충하는 패턴이 반복되기 쉽다. 이런 경우 저녁 식사량을 무조건 절반으로 줄이기보다는 아침이나 점심에 단백질과 채소, 통곡물 등으로 일정량의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늦은 시간 폭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식사 간격을 조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특히 저녁에 술과 고지방 음식, 야식까지 겹친다면 전체적인 식사의 질도 함께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한 시점의 식생활과 건강 상태를 분석한 횡단면 연구다. 늦게 먹는 습관이 대사증후군을 직접 발생시켰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며, 연구진 역시 장기간 추적 연구와 식사시간을 실제로 조절하는 중재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대근무나 개인별 수면시간 등 일부 요인이 식사 패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만 기록할 것이 아니라 하루 섭취량이 어느 시간대에 몰리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침을 거의 건너뛴 채 늦은 저녁에 하루 열량의 대부분을 섭취하는 생활이 반복된다면 식사시간과 에너지 배분부터 점검하는 것이 대사 건강 관리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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