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가 며칠째 늦어지는데 아랫배 한쪽이 콕콕 찌르듯 아프고 소량의 질 출혈까지 겹친다면 단순 생리불순으로 넘기지 말고 자궁외임신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자궁외임신은 수정된 난자가 자궁이 아닌 난관 등 다른 곳에 착상돼 자라는 상태로, 임신 초기 증상과 비슷해 놓치기 쉽지만 방치하면 난관이 파열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자궁외임신은 전체 임신의 일정 비율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정란이 자궁내막까지 이동하지 못하고 난관 벽에 들러붙어 자리를 잡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드물게는 난소나 복강, 자궁경부 쪽에 착상되기도 한다. 좁은 난관 공간에서 태아가 자라다 보면 조직이 늘어나면서 통증이 생기고, 결국 혈관이 터지는 파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초기에는 정상 임신과 구분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생리가 늦어지고 입덧이나 가슴 통증 같은 임신 초기 반응이 비슷하게 생기며, 임신 테스트기에서도 양성 반응이 뜬다. 다만 한쪽 아랫배에 둔하거나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고, 선홍색이나 갈색의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동반된다면 정상 임신과 다른 신호로 봐야 한다.
통증은 처음엔 가볍게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강해지고 범위가 넓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한쪽으로 치우친 복통이 지속되거나 움직일 때, 배변이나 기침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난관 쪽 조직이 자극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어깨 쪽까지 뻗치는 통증이 느껴진다면 복강 내 출혈이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한쪽 복통이 지속되면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난관이 파열되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다. 갑작스럽고 극심한 복통과 함께 식은땀, 어지럼증, 안색이 창백해지는 증상이 동반되고 심한 경우 실신까지 이어질 수 있다. 복강 내 출혈량이 많아지면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빨라지는 출혈성 쇼크 상태로 진행할 수 있어 이때는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자궁외임신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골반염 등 난관 염증을 앓았던 경험, 과거 난관 수술이나 자궁외임신 병력, 자궁내 피임장치 사용, 흡연, 시험관 시술을 포함한 보조생식술 이력 등이 꼽힌다. 난관 내부에 염증이나 흉터 조직이 있으면 수정란이 제때 자궁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서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진단은 혈액검사와 초음파를 함께 활용해 이뤄진다. 혈중 임신호르몬 수치가 정상 임신에 비해 더디게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경질 초음파에서 자궁 안에 태아 주머니가 보이지 않으면 자궁외임신을 의심하게 된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생리 지연과 임신 양성 반응이 확인된 상태에서 복통이나 비정상 출혈이 있으면 지체 없이 진료를 받으라고 권고한다.

혈액검사와 초음파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그림=메디닉스DB]
치료는 발견 시점과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착상 부위가 작고 파열 전 단계라면 약물로 임신 조직 성장을 멈추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고, 크기가 크거나 이미 출혈이 진행된 경우에는 복강경이나 개복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출혈이 심해 쇼크 상태에 이르면 응급수술과 함께 수혈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 후에는 다음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한쪽 난관을 보존했더라도 염증이나 유착이 남아 있으면 자궁외임신이 다시 생길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다음 임신을 계획할 때는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난관 상태를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과거에 자궁외임신을 겪었다면 다음 임신 초기에 더 빨리 병원을 찾아 정상 자궁 내 착상 여부를 확인받는 것이 안전하다.
임신 테스트기에서 양성이 나왔는데 생리 예정일 전후로 한쪽 복통이나 비정상 출혈이 겹친다면 미루지 말고 산부인과를 찾아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극심한 복통과 어지럼증, 실신 증상이 나타나면 자궁외임신 파열을 의심하고 곧바로 응급실로 가야 하며, 평소 골반염이나 난관 수술 경험이 있다면 임신 사실을 확인한 즉시 병원에 알려 두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