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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전후 체중 늘었다면 식사량만 줄이지 말아야, 식단 구성이 더 중요

여성 3만8천여 명 추적 연구, 채소·통곡물·콩·견과류 늘리고 가공육·짠 음식 줄인 식사 패턴에서 체중 증가와 비만 위험 낮아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폐경 전후 체중 늘었다면 식사량만 줄이지 말아야, 식단 구성이 더 중요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폐경 전후 별다른 생활 변화가 없는데도 체중이 늘었다고 호소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여성호르몬 변화와 신체 활동 감소, 근육량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기인 만큼 단순히 먹는 양을 줄이는 방식보다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하버드대 연구진은 폐경 전후 여성에게 여러 건강 식단을 비교한 결과, 인슐린 반응을 낮추는 식사와 식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한 식사 패턴이 체중 관리에 가장 유리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연구에는 미국 간호사건강연구Ⅱ에 참여한 여성 3만8283명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폐경 전후 약 12년 동안 식생활과 체중 변화를 추적하고 지중해식 식단, DASH 식단, 식물성 식단, 저탄수화물 식단, 초가공식품 섭취 등 11가지 식사 패턴을 비교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연구 분석 시점 기준 45.6세였으며, 추적 기간 동안 5214명이 비만 기준에 해당하게 됐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순히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식단이 아니라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과도하게 높이지 않는 음식 구성과 이른바 지구건강식단의 특징이었다. 두 식사 패턴 모두 붉은 고기와 가공육, 나트륨, 감자와 감자튀김 섭취가 적고 견과류와 콩류, 과일, 채소, 통곡물 섭취가 많은 공통점을 보였다. 특히 지구건강식단 점수가 가장 높은 여성은 가장 낮은 여성보다 비만 발생 위험이 크게 낮은 연관성을 나타냈다. 다만 이는 관찰연구 결과이므로 특정 식단이 직접 비만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폐경을 전후해 체중이 증가하기 쉬운 이유는 단순한 의지 부족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 시기에는 에스트로겐 변화와 함께 체지방 분포가 달라지고 복부 지방이 늘어날 수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 기초적인 에너지 소비량과 근육량도 변한다. 여기에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활동량 감소까지 겹치면 이전과 비슷하게 먹더라도 체중이 쉽게 증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중년기 식생활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생활에서는 극단적인 식단으로 바꾸기보다 매 끼니 구성을 조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흰쌀이나 정제된 빵의 비중을 일부 줄이고 잡곡이나 통곡물을 활용하며, 고기 반찬 가운데 가공육과 지방이 많은 붉은 고기의 빈도를 낮추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반대로 두부와 콩, 채소, 견과류, 생선 등은 식단에 자연스럽게 늘리는 것이 좋다. 건강식이라고 해도 소스와 양념을 많이 사용해 나트륨 섭취가 높아지면 전체적인 식사의 질이 떨어질 수 있어 조리법까지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폐경 전후 체중 관리에서는 짧은 기간에 몇 킬로그램을 감량하는 것보다 체중 증가 속도를 늦추고 복부 비만과 대사질환 위험을 줄이는 방향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도 특정 음식 하나보다 여러 음식이 결합된 전체적인 식사 패턴과 체중 변화의 연관성을 살폈다는 점이 주목된다. 건강한 식단으로 평가받는 지중해식이나 DASH 식단 역시 과일과 채소, 통곡물,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육과 정제식품을 줄인다는 점에서 비슷한 방향을 갖는다.

폐경기는 체중이 갑자기 늘기 시작하는 시기인 동시에 향후 수십 년의 대사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체중 증가가 걱정된다면 무조건 굶거나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는 방식보다 매일 먹는 음식의 종류와 가공 정도, 나트륨 섭취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은 식사 습관을 꾸준히 바꾸는 것이 중년 이후 체중과 심혈관 건강을 함께 관리하는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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