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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정상인데 배만 나왔다면 안심 금물, 허리둘레가 심혈관 위험 더 잘 드러냈다

26만 명 약 20년 추적한 JACC 연구, 정상 체중에서도 복부비만 확인돼…체중계 숫자와 함께 허리둘레 살펴야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체중 정상인데 배만 나왔다면 안심 금물, 허리둘레가 심혈관 위험 더 잘 드러냈다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건강검진에서 체질량지수 BMI가 정상 범위라는 결과를 받으면 비만과 관련된 건강 위험도 낮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몸무게가 정상이어도 복부에 지방이 집중돼 있다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심장학회 ACC는 지난 11일 국제학술지 JACC에 발표된 연구를 통해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둘레비가 BMI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심혈관 위험을 추가로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여러 장기 추적 코호트에 참여한 약 26만 명을 평균 20년 동안 관찰했다. 연구 대상자는 조사 시작 당시 관상동맥질환이 없었으며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심방세동, 심혈관질환 사망과 전체 사망 등 9개 건강 결과와 허리둘레 및 허리·엉덩이둘레비의 관계를 분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BMI가 정상이라고 분류된 사람 가운데서도 복부 지방이 많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상 체중 그룹의 약 5%는 허리둘레가 높은 수준이었고 18%는 허리·엉덩이둘레비가 높았다. 과체중 그룹에서는 각각 39%와 40%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BMI상 비만으로 분류됐더라도 허리둘레나 허리·엉덩이둘레비가 낮은 사람도 있었다. 체중과 키만으로 계산하는 BMI가 지방이 몸의 어느 부위에 집중됐는지까지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특히 정상 체중이나 과체중이면서 허리둘레 또는 허리·엉덩이둘레비가 높은 사람은 대부분의 심혈관 관련 결과에서 위험이 15∼50%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정상 BMI만 확인하고 안심할 경우 복부비만이 있는 일부 사람의 심혈관 위험을 실제보다 낮게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 식습관과 신체활동, 유전적 비만 위험을 모두 반영하지 못했고 허리둘레를 반복 측정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복부 지방이 중요한 이유는 내장 주변에 축적되는 지방이 대사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눠 계산하기 때문에 근육량과 지방량, 지방의 분포를 직접 구분하지 못한다. 같은 체중과 BMI를 가진 두 사람이라도 한 사람은 근육 비중이 높고 다른 사람은 복부에 지방이 많이 쌓여 있을 수 있다. ACC는 특히 내장지방이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과 연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허리둘레는 비만 평가의 중요한 지표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성인 남성의 허리둘레가 90㎝ 이상, 여성은 85㎝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정의한다. 측정할 때는 마지막 갈비뼈 아래쪽과 골반뼈 윗부분의 중간 지점을 기준으로 허리둘레를 수평으로 재는 방법이 사용된다. 대한비만학회 역시 BMI만으로 비만 정도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어 허리둘레를 함께 평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 체중계 숫자만 확인하기보다 허리둘레의 변화도 함께 기록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몸무게에는 큰 변화가 없는데 바지가 갑자기 꽉 끼거나 허리둘레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면 복부 지방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채소와 통곡물,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면서 과도한 음주와 고열량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이 기본적인 관리 방법이다.

이번 연구는 비만 관리의 초점을 단순히 몇 킬로그램을 감량했느냐에서 지방이 어디에 쌓여 있느냐로 넓혀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BMI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심혈관 위험이 낮다고 단정하기보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과 함께 허리둘레까지 살펴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건강 점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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