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20일 세균과 바이러스에 이어 진균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인체 미생물 연구 표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세균과 바이러스 중심으로 이뤄지던 인체 미생물 연구 기준에 진균 분야를 새롭게 추가해 연구 범위를 한층 넓혔다는 설명이다.
인체에는 세균과 바이러스뿐 아니라 곰팡이 등 다양한 진균도 함께 서식하며 하나의 미생물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이들 미생물은 장, 피부, 호흡기 등 신체 여러 부위에 분포하며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국내 미생물 연구는 세균과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었고, 진균을 대상으로 한 표준화된 연구 절차는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진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생물학적 특성이 달라 별도의 검체 처리와 분석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에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연구 표준은 검체를 채취하고 처리하는 단계부터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단계까지 전체 과정을 아우른다. 연구자가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검체를 다뤄야 하는지, 유전정보는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를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이 특징이다.

검체 처리 등 연구 표준화 과정 [그림=메디닉스DB]
연구기관마다 검체 처리나 분석 방식이 제각각이면 같은 미생물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연구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표준화를 통해 기관별 분석 차이를 줄이고, 연구 결과의 신뢰성과 재현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생물 연구 표준이 통일되면 여러 기관이 각자 축적한 자료를 비교하고 통합해 활용하는 일이 한결 수월해진다. 이는 장내 미생물과 질환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 면역 반응과 관련된 연구 등 다양한 후속 연구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진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세포 구조와 증식 방식이 달라 검체를 다루는 방법이나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기법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진균 분야가 연구 표준에 새롭게 포함되면서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보다 폭넓고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생물 연구는 최근 들어 장 건강, 피부 건강, 면역 기능 등과의 연관성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표준화된 연구 절차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활용하는 의료 현장이나 관련 산업에서도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정보 분석 표준화로 신뢰성 높여 [그림=메디닉스DB]
일반인이 진균과 관련해 일상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문제로는 무좀이나 칸디다증 같은 피부와 점막 감염을 들 수 있다. 진균은 습기가 많고 따뜻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특성이 있어, 여름철이나 다습한 환경에서 이러한 감염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손과 발을 자주 씻고 물기를 완전히 말려 습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땀이 많이 차는 신발이나 옷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소재를 선택하고, 수건이나 개인 물품을 다른 사람과 함께 쓰지 않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피부에 가려움이나 발진, 각질이 오래 지속되거나 시중 연고를 써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피부과 등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균형 잡힌 식습관과 청결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몸속 미생물 균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