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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저림 반복되면 혈액순환 문제만은 아니다, 말초신경병증 살펴야

발끝에서 시작한 찌릿함·화끈거림이 점차 위로 번지기도, 당뇨병부터 비타민 B12 부족, 약물까지 원인 다양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손발 저림 반복되면 혈액순환 문제만은 아니다, 말초신경병증 살펴야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손이나 발이 저리면 흔히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생긴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발끝이 반복해서 찌릿하거나 화끈거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이어진다면 말초신경병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말초신경병증은 뇌와 척수 밖에 있는 말초신경이 손상되면서 감각 이상과 통증, 근력 저하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올해 JAMA가 공개한 환자정보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약 1%가 말초신경병증을 겪으며 60세 이상에서는 유병률이 6∼10% 수준으로 높아진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가락이나 발바닥에서 시작되는 저림과 따끔거림, 감각 둔화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이나 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이 진행되면 다리 위쪽으로 불편감이 올라오거나 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가벼운 근력 저하와 균형 장애가 동반된다. 특히 감각이 떨어지면 발에 상처가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고, 균형이 불안정해지면서 낙상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원인은 한 가지로 단정하기 어렵다. JAMA는 말초신경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200가지가 넘는다고 설명한다. 서구권에서는 당뇨병이 전체 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일부 항암제나 특정 약물, 과도한 음주, 비타민 B12 부족, 비타민 B6 과다 섭취, 혈액질환, 유전성 질환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여러 검사를 시행해도 약 4분의 1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할 수 있다.

당뇨병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혈당과 중성지방이 장기간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 신경과 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작은 혈관이 손상되면서 말초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 NIDDK는 당뇨병 환자의 최대 절반에서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발의 감각이 둔해진 상태에서는 물집이나 작은 상처를 놓치기 쉬워 매일 발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진단은 단순히 저림 증상만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나는 위치와 진행 양상, 병력과 신경학적 진찰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 비타민 B12, 특정 혈액단백질 등을 검사한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검사를 통해 신경 손상의 위치와 정도를 평가하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이나 신장질환, 비타민 B12 부족처럼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할 수 있다.

치료 역시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비타민 B12 부족이 원인이라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고, 특정 약물이 원인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의료진이 약물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둘록세틴이나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등 여러 계열의 약물이 사용될 수 있지만 증상과 연령, 기저질환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근력이 떨어지거나 보행이 불안정한 경우에는 물리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손발 저림을 모두 단순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특히 발끝의 저림과 화끈거림이 반복되거나 감각이 점점 둔해지고 균형까지 불안해진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나 장기간의 음주, 특정 약물 복용 등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이라면 증상을 방치하기보다 신경 손상이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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