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나 발이 저리면 흔히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생긴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발끝이 반복해서 찌릿하거나 화끈거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이어진다면 말초신경병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말초신경병증은 뇌와 척수 밖에 있는 말초신경이 손상되면서 감각 이상과 통증, 근력 저하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올해 JAMA가 공개한 환자정보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약 1%가 말초신경병증을 겪으며 60세 이상에서는 유병률이 6∼10% 수준으로 높아진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가락이나 발바닥에서 시작되는 저림과 따끔거림, 감각 둔화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이나 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이 진행되면 다리 위쪽으로 불편감이 올라오거나 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가벼운 근력 저하와 균형 장애가 동반된다. 특히 감각이 떨어지면 발에 상처가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고, 균형이 불안정해지면서 낙상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원인은 한 가지로 단정하기 어렵다. JAMA는 말초신경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200가지가 넘는다고 설명한다. 서구권에서는 당뇨병이 전체 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일부 항암제나 특정 약물, 과도한 음주, 비타민 B12 부족, 비타민 B6 과다 섭취, 혈액질환, 유전성 질환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여러 검사를 시행해도 약 4분의 1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할 수 있다.
당뇨병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혈당과 중성지방이 장기간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 신경과 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작은 혈관이 손상되면서 말초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 NIDDK는 당뇨병 환자의 최대 절반에서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발의 감각이 둔해진 상태에서는 물집이나 작은 상처를 놓치기 쉬워 매일 발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