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후 거실 바닥에 엉덩이를 끌며 이동하는 반려견을 보고 웃어넘기는 보호자가 많다. 하지만 이 행동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항문낭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항문낭은 항문 주위 좌우에 위치한 작은 주머니 형태의 기관으로, 배변 시 압력에 의해 냄새가 강한 분비물을 소량씩 배출한다. 이 분비물은 개체를 구분하는 냄새 표식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상태라면 배변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분비물이 배출되지만, 일부 개체는 항문낭관이 좁거나 분비물 점도가 높아 자연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분비물이 안에 계속 쌓이면서 불편감과 가려움을 유발한다.
엉덩이를 바닥에 끄는 행동 외에도 항문 부위를 지나치게 자주 핥거나 깨무는 모습, 꼬리를 신경질적으로 흔드는 모습, 앉을 때 불안정한 자세를 보이는 것도 항문낭 이상의 대표적인 징후로 꼽힌다.

엉덩이 끄는 행동은 불편감의 신호일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증상을 방치하면 항문낭 안에서 분비물이 굳고 세균이 번식하면서 염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상태가 심해지면 항문낭염을 거쳐 농양이 형성되고, 심한 경우 피부가 터지면서 출혈과 통증을 동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소형견이나 비만한 반려견에서 항문낭 문제가 상대적으로 자주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형이나 근육량에 따라 항문낭관의 위치와 압력이 달라져 자연 배출 능력에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