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콧물을 흘리고 눈곱이 평소보다 많이 끼면 보호자들은 흔히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며칠 더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며칠 이상 이어진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개 디스템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개 디스템퍼는 파라믹소바이러스과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전신성 감염 질환으로, 호흡기와 눈, 소화기는 물론 신경계까지 침범할 수 있어 반려동물 감염병 중에서도 비교적 위중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맑거나 누런 콧물, 눈곱, 가벼운 기침, 미열, 식욕 저하 등 사람의 감기와 매우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집에서 상태를 지켜보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증상이 진행되면 설사와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 더해지고, 발바닥 패드와 코 끝 피부가 단단하게 굳는 특징적인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하드패드 증상이라 부르며 디스템퍼를 의심하는 중요한 신호로 꼽힌다.

콧물눈곱 지속되면 증상 자세히 살펴야 [그림=메디닉스DB]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신경계 침범이다. 근육이 리듬감 있게 떨리는 미오클로누스, 경련,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일부는 회복 후에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거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디스템퍼 바이러스는 감염된 동물의 기침이나 콧물을 통해 공기 중으로 퍼지거나 직접 접촉으로 전파되며,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 강아지나 너구리 등 야생동물과 접촉이 있는 반려견에서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디스템퍼를 직접 없애는 항바이러스제는 없어 치료는 수액과 영양 공급 등 전신 상태를 보조하는 대증치료와 2차 세균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 투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와 대한수의사회 등 관련 기관들은 디스템퍼 예방을 위해 생후 적절한 시기부터 종합백신, 흔히 디에이치피피엘 백신으로 불리는 접종을 정해진 일정에 맞춰 마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정해진 접종 일정 지키는 것이 예방 핵심 [그림=메디닉스DB]
모체에서 받은 항체가 소실되는 시점과 백신 효과가 겹치지 않도록 추가 접종 일정을 수의사와 상의해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접종이 끝나기 전까지는 다른 강아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안전하다.
애견카페나 동물병원 대기실, 보호소처럼 여러 마리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전파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정기적인 환경 소독과 신규 입소 동물의 격리 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호자가 사람이 먹는 감기약이나 지사제를 임의로 강아지에게 먹이는 것은 증상을 숨겨 오히려 진단을 늦출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콧물과 눈곱이 2, 3일 이상 이어지거나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면 지체 없이 동물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