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반복되는 오른쪽 윗배 통증, 그냥 두면 어떻게 될까요
기름진 거 먹은 날 밤마다 오른쪽 윗배가 콕콕 찔러요라는 말은 담낭 관련 진료 상담에서 실제로 자주 듣게 되는 표현입니다. 최근에는 체중 감량 목적으로 GLP-1 계열 주사제를 사용하는 분들에게서도 같은 호소가 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심평원 자료(2024년 10월~2025년 8월)에 따르면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관련 이상반응 중 담석증이 560명, 담낭염이 143명(응급실 방문 각각 76명, 39명) 보고돼 담낭계 이상반응이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확인됐습니다.[1]
이 통증을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착각한 채 방치하면 담낭 벽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 담낭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담석이 담관을 막으면 급성 담관염이나 췌장염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발열과 황달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이 더부룩한 것과는 다른, 담낭이 보내는 신호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은 뒤 배가 아프면 위산 과다나 소화효소 부족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낭 통증은 이와 발생 원리 자체가 다릅니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소장에서 콜레시스토키닌(CCK)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 신호를 받은 담낭이 저장해둔 담즙을 짜내듯 수축합니다. 이때 담낭 안에 담석이 있으면 담석이 담낭 출구나 담관 입구를 막으면서 내부 압력이 급격히 올라가고, 그 압력이 오른쪽 윗배의 날카로운 통증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위 점막이 자극돼 생기는 소화불량의 쓰리고 더부룩한 느낌과는 통증의 성질 자체가 다릅니다.
통증 위치와 지속 시간으로 구분하는 두 가지 통증
실제로 담낭 통증과 소화불량을 구분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항목은 통증이 나타나는 시점과 지속 시간입니다.
특히 통증이 밤에 심해지고 오른쪽 어깨뼈 쪽으로 뻗치듯 아프다면 담낭 쪽 문제일 가능성이 소화불량보다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른 체형이면 안심해도 될까요, 담석을 둘러싼 또 다른 오해
담석은 살이 찐 사람에게만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정확한 설명이 아닙니다. 40대 이후 여성이거나, 짧은 기간에 체중을 급격히 줄인 경우, 오랜 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식습관을 가진 경우에도 담낭 안에 콜레스테롤 성분이 쌓여 돌처럼 굳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급격한 체중 감량은 담즙 속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담낭 수축 기능은 떨어뜨려, 마른 체형이라도 담석이 잘 생기는 조건을 만듭니다. 체형과 무관하게 위 증상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체중만으로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이어트약은 체중만 줄인다는 생각, 담낭 앞에서는 다릅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량에만 작용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메타분석은 이와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JAMA Internal Medicine」 연구진(2022, RCT 76편·103,371명 대상 메타분석)에 따르면 GLP-1 수용체 작용제 사용은 담낭 또는 담도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됐으며(상대위험도 1.37, 95% 신뢰구간 1.23~1.52), 세부적으로는 담석증 1.27, 담낭염 1.36, 담도질환 1.55의 위험비를 보였습니다.[2]
위 메타분석에서 나타난 1.37배라는 위험 상승은 식욕을 억제하면서 위와 담낭의 운동성을 함께 떨어뜨리는 경로와 관련이 있습니다. 음식 섭취량이 급격히 줄면 담낭이 수축할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담즙이 오래 고이면서 콜레스테롤이 결정화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예방과 관리, 상황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같은 GLP-1 계열 약물이라도 담낭 위험은 사용 목적과 용량, 기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JAMA Internal Medicine」 연구진(2022, RCT 76편·103,371명 메타분석)에 따르면 체중감량 목적 시험에서의 담낭·담도질환 위험비는 2.29로, 당뇨 등 다른 목적 시험의 1.27보다 높았고, 저용량(0.99)보다 고용량(1.56), 단기 사용(0.79)보다 장기 사용(1.40)에서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3]
이미 초음파에서 담석이 확인됐고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 통증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약물 용량 조절이나 중단 여부를 포함한 상담이 더 맞습니다. 반면 아직 담석 없이 체중 감량제를 시작하려는 단계라면 저용량부터 시작하며 정기적으로 담낭 초음파를 확인하는 관리가 더 맞습니다.
- 한 끼 지방 섭취량을 급격히 늘리지 않고 나눠서 섭취하기
- 급격한 체중 감량보다 주 0.5~1kg 내외의 완만한 속도로 감량하기
- 장시간 공복을 피하고 규칙적인 간격으로 소량씩 식사하기
- GLP-1 계열 약물 사용 중이라면 통증 발생 시점과 강도를 기록해두기
병원 진료가 필요한 시점과 검사의 한계
다음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관찰보다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38도 이상의 발열,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통증이 6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구토가 반복돼 물조차 삼키기 어려운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초음파 검사에서 항상 담석이 바로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크기가 매우 작은 담석이나 담낭 벽에 얇게 퍼진 슬러지는 첫 검사에서 놓칠 수 있어, 증상이 반복되는데 첫 검사가 정상으로 나왔다면 시간 간격을 두고 재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