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동그래지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변화, 그냥 살이 찐 게 아닙니다
'얼굴이 왜 이렇게 동그래졌어? 살은 빠졌다더니 팔다리만 가늘어졌네.' 오랜만에 만난 가족이나 동료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체중계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신체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얼굴이 동그래지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변화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거나 외부에서 장기간 유입되고 있다는 신호로 알려져 있습니다. 몸통과 얼굴에는 지방이 쌓이는데 팔다리 근육은 오히려 줄어드는 특이한 분포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변화는 만성 통증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반복해서 맞아온 중장년층, 피부 질환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래 사용한 사람, 원인을 알기 어려운 체형 변화를 겪는 40~50대 성인에게서 특히 자주 확인됩니다.
체형이 달라지는 배경, 스테로이드와 호르몬 문제
뇌하수체나 부신에 생긴 종양이 코르티솔 분비를 늘리는 쿠싱병·쿠싱증후군과, 관절통이나 피부 질환 치료를 위해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서 외부에서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경우로 원인이 나뉩니다.
특히 허리나 무릎 통증으로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를 반복해서 맞아온 경우에는 누적된 스테로이드 용량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대한의사협회지에 게재된 종설에 따르면, 국제척추중재통증학회 지침은 경막외 및 신경근 스테로이드 차단술을 6개월에 4회 이내, 최소 2~3주 간격으로 제한하며, 협착증과 같은 만성 질환에서 잦은 투여 시 쿠싱증후군이나 척추감염 등 부작용이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했습니다.[1]
6개월 동안 4회를 넘는 주사를 맞았다면 담당 의료진에게 이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함께 나타나는 동반 증상 살펴보기
얼굴과 팔다리 변화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목뒤와 어깨 사이에 지방이 불룩하게 쌓이는 형태(이른바 버팔로 험프)
- 배와 허벅지 위주로 폭 1cm 이상의 자주색 튼살이 새로 생기는 경우
- 가벼운 부딪힘에도 멍이 잘 들고 피부가 얇아지는 느낌
- 계단을 오르거나 의자에서 일어설 때 유독 힘이 들어가는 다리 근력 저하
- 혈압이 평소보다 꾸준히 높게 측정되거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변화
이 중 폭 1cm 이상의 자주색 튼살과 다리 근력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체중 증가와 구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약물 이력부터 기록까지, 스스로 점검하는 순서
검사를 받기 전에 스스로 확인하고 기록해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다음 순서로 점검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최근 6개월 동안 맞은 관절 주사, 경막외 주사, 복용한 경구 스테로이드, 사용한 스테로이드 연고나 흡입제 횟수를 모두 세어 기록합니다. 여러 병원에서 맞은 주사를 다 합쳐보면 예상보다 많은 경우가 흔합니다.
- 허리둘레와 종아리·팔 둘레를 2주 간격으로 측정해 지방과 근육이 어느 쪽으로 이동하는지 기록합니다.
- 체중 1kg당 약 1.2g의 단백질을 하루 세 끼에 나누어 섭취해 근육량 감소 속도를 늦춥니다.
- 나트륨 섭취를 하루 2,000mg 이하로 줄여 부종과 혈압 상승을 관리합니다.
- 저항성 운동을 주 2~3회, 회당 20~30분씩 병행해 팔다리 근력 저하를 늦추되, 근력 저하가 심할 때는 강도를 낮춰 시작합니다.
이 가운데 체중 1kg당 1.2g 단백질과 나트륨 하루 2,000mg 이하 두 기준은 근육 손실과 부종을 함께 관리하는 데 핵심적인 수치입니다.
다만 이런 자가 기록만으로 코르티솔 과잉 여부를 확정할 수는 없으며, 체형 변화가 있다고 해서 모두 호르몬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록은 원인을 좁혀가는 참고 자료로 활용하는 정도로 보아야 합니다.
스테로이드 이력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대처법
스테로이드 복용이나 주사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담당 의사와 함께 용량과 투여 간격을 재검토하는 것이 우선순위입니다. 반면 뚜렷한 약물 이력 없이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면 호르몬 검사와 영상 검사로 원인을 확인하는 절차가 먼저 필요합니다.
스테로이드 이력이 있더라도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감량은 반드시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해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얼굴이 동그래지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증상, 진료가 필요한 시점
체형 변화가 2~3개월 사이에 빠르게 진행되거나, 혈압이 140/90mmHg 이상으로 꾸준히 측정되거나, 새로 생긴 자주색 튼살의 폭이 1cm을 넘거나, 계단을 오르기 힘들 정도로 다리 힘이 빠졌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복부나 흉부 영상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목적으로 촬영한 사진에 부신 종괴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한내분비학회 부신우연종 진료지침은 부신우연종 유병률을 평균 2.0%(1.0~8.7%)로 보고하며, 모든 부신우연종 환자에게 혈장 유리 메타네프린 또는 24시간 소변 분획 메타네프린 검사로 갈색세포종 여부를 선별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2]
이런 경우에는 발견된 종괴 자체의 호르몬 분비 여부까지 함께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체형 변화를 둘러싼 궁금증 정리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