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스트레스 받는 게 일 자체가 아니라 사람이네요. 같은 파트는 아닌데 자꾸 붙어서 일하는 선배 한 분이 있어요. 처음엔 그냥 말 많은 스타일인가 보다 했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제 일하는 방식, 표정, 퇴근 후 일정까지 다 묻는 거예요. 오늘 왜 이렇게 말이 없냐, 누구랑 밥 먹었냐, 주말엔 뭐 했냐 이런 거요. 별거 아닌 질문 같아도 매일 반복되니까 숨막히더라고요.

저는 원래 직장이면 적당히 예의 지키고, 일 잘 맞추고, 사적인 건 좀 남겨두는 편인데 그걸 되게 서운해하는 느낌이었어요. 한번은 검사 끝나고 잠깐 앉아 있었는데 "나 불편해요?" 이러는데 순간 당황해서 아니라고 했거든요. 근데 솔직히 그때부터 더 불편해졌어요 ㅠㅠ 제가 선을 긋고 싶은데 괜히 분위기 이상해질까 봐 또 애매하게 웃고 넘기고... 그게 반복되니까 저도 제 반응이 싫더라고요.

영상의학과는 바쁠 땐 진짜 정신없이 돌아가잖아요. 그 와중에 사람 눈치까지 보려니까 퇴근하고 나면 유독 피곤해요. 일 힘든 건 끝나면 좀 털리는데, 이런 건 집 가서도 계속 생각나요. 내가 너무 예민한가 싶다가도, 아니 남 사생활을 왜 저렇게 캐묻지 싶고요. 특히 "친해지려고 그러는 건데 왜 벽 치냐" 이런 식으로 나오면 더 답답해요. 친해지는 것도 결국 서로 템포가 맞아야 되는 건데 혼자 들이밀면 그건 친화력이 아니라 압박 아닌가 싶네요.

요즘은 일부러 쉬는 시간 겹치면 자리 좀 피하고, 답도 짧게 해요. 그랬더니 또 기분 나쁜 티를 내는데 이제 그거까지 맞춰줄 여유는 없네요 ㅋㅋ 직장에서 관계가 너무 가까워지는 게 꼭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오래 보든데, 그걸 모르는 사람이 한 명 있으면 분위기 자체가 이상해지는 듯요. 그냥 요즘 제일 큰 고민이 이거예요. 일보다 사람이 더 진 빠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