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테스트기 양성 반응 후 생리 예정일이 지나 아랫배 한쪽이 찌르듯 아프고 갈색 질출혈이 비친다면 자궁외임신을 의심해봐야 한다. 자궁외임신은 수정된 난자가 자궁 내막이 아닌 나팔관 등 다른 곳에 착상되는 질환으로, 진단이 늦어지면 나팔관 파열로 복강 내 대량출혈이 발생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 신속한 수술적 처치가 필요하다.
자궁외임신은 수정란이 자궁에 도착하기 전 나팔관 점막에 염증이나 협착이 있으면 이동이 늦어져 나팔관 안에 자리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 골반염을 앓았거나 나팔관 수술 경험, 자궁내 피임장치 사용, 흡연 등이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초기 증상은 정상 임신과 비슷해 생리가 늦어지고 입덧이 동반되지만, 임신 6주에서 8주 무렵부터 한쪽 아랫배에 찌르는 듯한 통증과 불규칙한 질출혈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어깨까지 뻗치거나 갑자기 실신할 듯한 느낌이 든다면 나팔관이 파열돼 복강 내 출혈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진단은 혈액검사로 임신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질 초음파로 자궁 안에 임신 주머니가 보이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궁 안이 비어 있는데 호르몬 수치가 임신 기준을 넘는다면 자궁외임신 가능성이 높아지며, 나팔관 부위에서 덩어리나 액체가 관찰되면 진단이 더 명확해진다.

초음파로 자궁 안 임신 주머니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 [그림=메디닉스DB]
치료는 환자 상태와 착상 위치, 크기에 따라 약물치료와 수술 중 하나를 선택한다. 출혈이 없고 크기가 작으며 호르몬 수치가 낮은 초기 단계라면 메토트렉세이트 주사로 임신 조직을 흡수시키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지만, 이미 통증이 심하거나 파열 징후가 있으면 수술이 우선된다.
수술은 대부분 복강경을 이용해 이뤄지며, 나팔관을 보존할 수 있는 경우에는 착상 부위만 절개해 임신 조직을 제거하는 나팔관 보존술을 시행한다. 나팔관이 이미 심하게 손상됐거나 파열됐다면 해당 나팔관을 전체 제거하는 나팔관 절제술이 불가피하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상처가 작고 회복이 빨라 대개 입원 2일에서 3일 후 퇴원이 가능하다. 다만 출혈량이 많아 쇼크 상태로 응급실에 도착한 경우에는 복강경보다 개복수술을 선택해 빠르게 지혈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

복강경으로 나팔관 임신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 장면 [그림=메디닉스DB]
수술 후에는 체내에 남아있을 수 있는 임신 조직을 확인하기 위해 일정 기간 혈액검사로 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떨어지는지 추적 관찰한다. 수치가 예상대로 감소하지 않으면 추가 약물치료나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 병원에서 안내하는 추적검사 일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나팔관 한쪽을 제거했더라도 남은 나팔관이 정상이라면 자연임신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다음 임신에서도 자궁외임신이 재발할 위험이 있어 임신을 계획할 때는 초기부터 산부인과에서 임신 위치를 확인하는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평소 생리가 늦어지고 임신테스트기에서 양성이 나왔는데 한쪽 아랫배 통증이나 어두운 색 질출혈이 동반된다면 자가 판단으로 기다리지 말고 산부인과를 방문해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어깨 통증, 어지럼증, 실신 증상이 동반되면 응급실로 바로 가야 하는 신호로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