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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고양이 심장 소리, AI 청진기만 믿어선 안 된다

미 연구진, 반려동물 105마리 비교 분석, 고양이 심잡음 22건 중 AI가 확인한 사례는 2건에 그쳐

메디닉스 도현정기자|입력 |조회 0
반려견·고양이 심장 소리, AI 청진기만 믿어선 안 된다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인공지능 기술이 동물병원 진료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반려견과 고양이의 심장질환을 판단할 때 AI 결과만을 단독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사람을 기준으로 학습된 AI 청진 알고리즘은 고양이의 심잡음을 상당수 놓칠 수 있어 수의사의 직접 청진과 심전도, 심장초음파 등 기존 검사와 함께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진은 최근 개와 고양이 105마리를 대상으로 AI 기능이 탑재된 디지털 청진기의 진단 성능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8월 5일 미국수의학협회저널에 발표됐으며, 대학 측은 8월 12일 주요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대상은 개 54마리와 고양이 51마리로, 수의심장전문의와 전공의, 수의대 4학년 학생이 직접 청진한 결과를 AI 분석과 비교했다.

개에서는 비교적 높은 탐지율이 확인됐다. 수의사가 심잡음을 확인한 개 38마리 가운데 AI 청진기는 33마리를 찾아 약 87%의 민감도를 보였다. 이는 수의대 4학년 학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부정맥 판별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졌다. AI는 검사 대상 개 가운데 부정맥이 없다고 판단한 사례가 한 마리도 없었으며, 실제로 심방세동이 없었던 개까지 다수 심방세동으로 분류했다.

고양이에서는 한계가 더욱 뚜렷했다. 수의사가 심잡음을 확인한 고양이 22마리 가운데 AI가 이를 찾아낸 사례는 2마리에 불과했다. 민감도는 9.1% 수준이었다. 반면 수의대 학생들은 심잡음이 있는 고양이 가운데 약 3분의 2를 확인해 AI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연구진은 현재 사용되는 일부 AI 청진 기술이 사람의 심장음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돼 있어 개와 고양이의 심박 특성과 심장음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반려동물이 평소 멀쩡해 보인다는 이유로 심장검진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질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되면 쉽게 지치거나 운동을 꺼리고, 호흡이 빨라지거나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고양이는 개보다 증상을 숨기는 경향이 강해 활동량 감소나 호흡 변화가 눈에 띌 때 이미 질환이 진행된 경우도 있다.

디지털 청진기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기기가 기록한 심전도 신호의 품질은 임상적으로 활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AI가 내놓는 자동 판독은 수의사의 진단을 대신하기보다 추가 검사가 필요한 동물을 선별하거나 기록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반려동물 심장질환은 조기 발견이 관리의 핵심이다. 보호자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심잡음이나 부정맥이 의심된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AI 판독 결과만으로 안심하거나 불안해하기보다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심전도나 심장초음파 등 추가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반려동물의 종별 특성과 임상 증상을 함께 해석하는 전문적인 진료 과정은 여전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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