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이어질 때 같은 기온에 노출되더라도 모든 사람이 같은 수준의 위험을 겪는 것은 아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땀 배출과 혈액순환을 이용해 몸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젊은 성인보다 폭염에 더 취약하다. 최근 국제학술지 란셋 플래니터리 헬스에 발표된 연구는 연령을 고려할 경우 고령층의 극심한 열 노출 위험이 기존 추정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젊은층과 중년층, 고령층을 대상으로 기존 실험에서 확인된 열 내성 한계와 인구·기후 전망 자료를 결합해 연령별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에서 말하는 ‘보상 불가능한 열 스트레스’는 땀을 흘리고 피부 혈류를 늘리는 등 인체의 냉각 작용만으로 더 이상 체온 상승을 막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기온 숫자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온도와 습도, 연령, 신체 상태, 수분 상태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의 시뮬레이션에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한 조건에서도 고령층이 경험할 수 있는 위험한 열 노출이 젊은 성인이 4도 상승 환경에서 겪는 위험보다 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체온 조절 능력을 반영했을 때 반복적으로 심한 열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 규모도 젊은 성인의 기준을 일괄 적용한 기존 추정보다 2배에서 8배 많았다. 다만 이는 미래 기후와 인구 전망을 바탕으로 한 모델 연구인 만큼 특정 온도에서 모든 고령자에게 동일한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문제는 낮 동안의 더위만이 아니다. 고온이 밤까지 계속되면 낮에 올라간 체온과 심혈관계 부담을 회복할 시간이 줄어든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고온이 지속되면 몸의 열을 배출하기 어려워져 열탈진과 열사병 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심장과 신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심혈관질환과 호흡기질환, 당뇨병, 신장질환 등 기존 만성질환 역시 더위로 악화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