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이유 없이 짖거나 갑자기 숨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 ‘불안장애’의 신호일 수 있다. 최근 반려동물 행동의학 연구에서는 불안장애가 개의 정서적 건강을 해치고, 장기적으로는 공격성·식욕 저하·면역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반려견의 분리불안과 환경 적응 문제는 동물병원 행동클리닉의 주요 진료 항목으로 급부상했다.
불안장애는 외부 자극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나타나며, 개의 품종·성격·성별·과거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낯선 소리, 번개, 큰 차량 소음, 새로운 사람의 방문 등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강한 공포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와 떨어질 때 울부짖거나 문을 긁는 행동이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과도한 헐떡임, 꼬리 말기, 몸 떨기, 특정 장소로 숨기 같은 반응이 동반된다. 이런 행동은 단순한 ‘훈련 문제’로 치부되기 쉽지만, 사실상 뇌 속 신경전달물질 불균형과 스트레스 호르몬 과다 분비가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강아지의 불안장애를 조기에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증상이 지속되면 학습된 두려움이 고착되어 단순 환경 변화만으로도 공황 상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수의행동의학회에 따르면 반려견의 약 20%가 경도 이상의 불안행동을 보이며, 보호자의 적절한 대처가 없을 경우 공격성이나 자해 행동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고 보고됐다.
행동치료는 불안의 원인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보호자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불안이 심해지는 분리불안형이라면, 짧은 시간의 분리 훈련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적응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또한 소리나 시각 자극에 과민한 경우에는 ‘탈감작 요법(desensitization)’을 통해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을 완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천둥소리나 초인종 소리를 녹음한 후 낮은 볼륨으로 들려주면서 간식이나 장난감으로 긍정적 인식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