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전, 인계동의 한 사무실에서 회의가 시작되면 유독 목소리를 크게 내는 동료가 있습니다. 모니터 옆에는 늘 무선 이어폰이 놓여 있고, 통화할 때는 습관처럼 왼쪽 귀만 수화기에 바짝 붙입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단순히 소리가 잘 안 들리는 상태와 청각장애진단이 필요한 상태 사이의 경계가 궁금해집니다.
청력을 그대로 둔 시간이 쌓이면 벌어지는 일
난청을 그대로 둔 채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면 대화 자체를 피하게 되고, 이는 사회적 관계와 정서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줍니다. 특히 중년 이후의 난청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다른 건강 문제와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2010~2017) 분석에 따르면 교란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중증 청각장애군의 치매 발생 위험비는 1.336, 비중증군은 1.312로 나타나 난청 정도가 심할수록 위험이 단계적으로 높아졌습니다.[1]
청력 저하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대화 이해도가 떨어지는 시점을 기억해두는 것이 이후 관리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노화부터 소음까지, 청각장애진단에 이르는 원인들
난청의 원인은 크게 소음에 오래 노출되어 생기는 소음성 난청, 나이가 들며 청각 신경이 서서히 둔화되는 노인성 난청(노화성 난청), 며칠 사이 갑자기 한쪽 귀의 청력이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 중이염 등 염증성 질환, 특정 약물에 의한 이독성 난청 등으로 나뉩니다.
「Medicine」에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2010~2012) 분석에 따르면 경도 난청의 연령별 유병률은 19~39세 4.4%, 40~64세 21.1%, 65세 이상 69.7%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2]
이 조사에서 65세 이상은 열 명 중 일곱 명 가까이가 경도 이상의 난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고령층일수록 정기적인 청력검사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줍니다.
고음부터 흐려지는 청력, 어떻게 진행될까요
초기에는 'ㅅ', 'ㅊ' 같은 고주파 자음이 뭉개져 들리거나, 조용한 곳에서는 괜찮다가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자리에서 유독 알아듣기 힘들어지는 변화가 먼저 시작됩니다. TV나 스마트폰 볼륨을 이전보다 크게 맞추는 습관도 초기 신호 중 하나입니다.
19세 이상 11,266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 분석에서 한쪽 귀 난청 유병률은 9.69%, 최근 12개월 내 이명 유병률은 32.76%로 나타났습니다.[3]
이 결과는 한쪽 귀 난청과 이명이 성인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증상임을 보여주며, 양쪽이 아닌 한쪽에서만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경우에도 검사를 미룰 이유는 없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청각장애진단 검사, 건강보험은 어디까지 적용될까요
청각장애진단을 위한 기본 검사는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 고막운동성검사(임피던스청력검사) 등으로 구성되며, 이들 검사는 건강보험 요양급여 대상으로 진찰료와는 별도로 본인부담금이 발생합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청각장애 등급 판정을 위한 정밀검사는 일반 진료 목적의 검사와는 별도 절차로 진행되며, 한 번의 검사만으로 등급이 결정되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재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 당일 흐름과 준비할 것들
검사를 예약했다면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당일 일정이 진행된다고 생각하면 도움이 됩니다.
- 검사 전날에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크게 듣거나 소음이 심한 곳에 오래 머무는 일을 피합니다.
- 접수 후 문진표에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한쪽 귀인지 양쪽 귀인지를 적어두면 진료 시간이 단축됩니다.
- 방음 부스 안에서 헤드폰을 착용하고 주파수별로 들리는 소리에 버튼을 눌러 반응하는 방식으로 순음청력검사를 진행합니다.
- 이어서 녹음된 단어나 문장을 듣고 따라 말하는 어음청력검사로 실제 대화 이해도를 확인합니다.
- 검사 결과는 청력도(오디오그램)로 정리되어 같은 날 진료실에서 바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 청력검사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30분 안팎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청기가 필요한 시점, 검사 결과로 판단합니다
검사 결과 경도 난청이면서 일상 대화에 큰 지장이 없다면 3~6개월 간격의 정기적인 경과관찰이 우선 권장되고, 중등도 이상으로 대화 이해도가 떨어진다면 보청기 착용을 먼저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PLOS ONE」 Kim 등(2020, 한국 KNHANES 2009~2012, 16,799명)에 따르면 40dB 초과 중등도 청각장애 유병률은 60~69세 13.2%, 70세 이상 20%였으며 6kHz 고주파 영역은 65세 이상부터 급격히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4]
다만 보청기를 착용한다고 해서 청력이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며, 착용 초기에는 소리가 낯설고 울리게 느껴져 적응 기간이 몇 주에서 몇 달까지 필요한 경우가 흔합니다.
고도 이상의 난청으로 보청기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인공와우 이식을 검토하게 되며, 이는 보청기와 달리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방법입니다.

돌발성 난청처럼 빠른 대처가 필요한 경우
특히 며칠 사이 한쪽 귀가 갑자기 안 들리는 돌발성 난청은 발생 후 최대한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좋아지는 이비인후과 응급 질환에 해당합니다.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거나, 이명이 점점 심해지거나, 한쪽 귀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이 계속 이어진다면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계동 지역에서 청각장애진단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수원베스트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으며, 위치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 44, 2층 203·204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