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혼자 밥 먹으러 들어가면 괜히 빨리 시켜야 할 것 같고, 무난한 메뉴만 고르게 되더라고요. 근데 딱 한 달만 마음먹고 혼밥 맛집 찾아다녀보니까 제일 먼저 달라진 게 겁이 아니라 입맛이었어요. 예전엔 국밥, 김치찌개처럼 실패 없는 쪽으로만 갔는데, 이제는 가게마다 제일 자신 있어 보이는 메뉴를 먼저 보게 됐어요. 불향이 코끝에 먼저 닿는 볶음밥집, 국물 한 숟갈 뜨자마자 멸치랑 무 단맛이 천천히 올라오는 칼국수집, 주문하고 나면 철판에서 지글지글 소리부터 반겨주는 제육덮밥집까지. 혼자 먹으니까 오히려 맛에 더 집중하게 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재밌었던 건, 맛집이라는 게 꼭 비싸고 유명한 데만 있는 건 아니었다는 점이에요. 골목 안쪽에 간판 조금 바랜 분식집인데도 떡볶이 양념이 달기만 한 게 아니라 끝에 살짝 매콤하게 올라와서 계속 생각나는 집이 있었고, 시장 근처 작은 식당은 반찬 하나하나가 소박한데도 손이 계속 가더라고요. 특히 막 지은 밥에서 김이 올라오고, 된장국 한입에 구수한 냄새가 확 퍼질 때 그 한 끼가 괜히 든든했어요. 혼자라서 민망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조용히 씹는 소리랑 식당 분위기까지 다 느껴져서 밥 먹는 시간이 좀 더 선명해졌달까.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2인분부터 되는 메뉴는 아직 벽이 높고, 웨이팅 긴 집은 혼자일수록 더 뻘쭘하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유명하다는 이유만 믿고 갔다가 “음... 사진이 더 맛있어 보였는데?” 싶었던 곳도 몇 군데 있었고요. 그래서 한 달 해보고 느낀 건, 후기 숫자보다도 메뉴 회전 빠른지, 혼자 온 손님이 자연스러운지, 기본 반찬이나 물컵 관리가 깔끔한지가 더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의외로 그런 집들이 만족도가 높았어요.
결론적으로는 혼밥 맛집 탐방,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배 채우는 걸 넘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좀 또렷하게 알게 되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다음 달에는 국수류랑 덮밥류만 따로 파볼까 생각 중인데, 혼자 가도 편하고 음식 맛 표현 확실한 집들 있으면 추천 좀 해주세요. 너무 시끄러운 곳 말고, 조용히 한 끼 먹기 좋은 곳으로요.
